수행자는 찢어진 북처럼 살라

2011. 9. 24. 00:0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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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는 찢어진 북처럼 살라

 

 

부처님 말씀에 수행자는

찢어진 북처럼 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일행과 점심을 하고

돌아오면서 운전을 맡은 거사가

자기가 평소에 좋아하는 글귀가 있다며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운운하며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게송을

소리내어 염송합니다

 

뇌성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탁함에 물듦없는 연꽃처럼

그물에 걸림없는 바람처럼

강풍에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

하시는 게송의 일부입니다

 

그 어느 것에도 동요하지 않고

세상의 탁함에도 물들지 않으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라는

부처님의 당부 말씀인데

나는 거기에 더하여 내가 좋아하는

수행자는 찢어진 북처럼 살라

하시는 게송을 들려주었습니다

 

언젠가 북으로 처음 메어졌을 때는

나름의 북채와 북과 고수가 어우러져

덩더쿵 덩더쿵 하면서 소리가 났을테니

주위의 소리와 조화를 맞추었을 때는

아름다운 가락으로 음악으로 들렸겠지요

 

하지만 어느 못된 사람의 손길이 닿았는지

하루 한 순간에 북이 찢어져 버리니

이제는 아무도 북이라 인정하지 않고

북채와 고수도 떠나 버리고

아무런 쓰임새 없는 모습으로

버려진 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처럼 살라 하시니

 

소리도 잃고 가치도 잃어버린 북처럼

이 세상을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면 좋으련만

참으로 행하기 어려운 가르침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말씀 가운데 하나는

목욕탕에 서 있는 기둥처럼 살라

하는 말씀입니다

 

아마 인도에는 목욕탕에 기둥이 있어서

등의 때를 미는 사람들이 등을 기둥에 대고

이리 저리 몸을 비틀어서

목적을 달성하였나 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목욕탕에 기둥처럼 이라

하시는 말씀은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목욕탕에 기둥은 자기를 이용해

때를 밀 사람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오직 서 있을 뿐'

선택은 사람들이 하고

노소남녀 왕후장상에서

빈부귀천에 이르도록 가림이 없이

누가 오든지 마다하지 않고

그 뜻을 이루게 하는 그런 모습에서

수행자는 이 세상 누군가

자신의 고민을 들고 오든

행복한 이야기를 가져 오든

아무런 차별없는 마음으로 대하라

하시는 말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찢어 진 북이야기를 하니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합니다

 

위산이라는 스님이 대중들과 더불어

산속에서 탁마를 하며 살아가는데

대처에 사는 큰스님이 오셔서

이 절에는 얼마나 많은 스님이 살아갑니까 묻습니다

 

예 대략 천육백여명 정도 됩니다

 

그 가운데 스님같이 공부된 이가 얼마나 됩니까

 

그것을 왜 물으시나요

 

스님의 덕화가 얼마나 큰지 알아보려 합니다

 

그렇습니까

물속에 숨은 용도 있고 드러난 이도 있지요

 

이정도에서 그만 두었으면 좋으련만

대처에서 온 큰스님은 대중들을 모이게 한 후

 

'여기 삼계로 북을 만들고 수미산으로 채를 만들었다

누가 나와서 북을 한번 쳐 보겠는가'하고

호기롭게 소리를 칩니다

 

그러자 위산스님의 제자 가운데 앙산스님이 일어나

"그 찢어 진 북을 누가 치겠소" 하고 나가 버리니

천지가 그만 적묵에 들어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찢어진 북처럼

왔으면 그저 대중 사는 모습을 보고

흔연히 기뻐하는 마음으로 머물다 갈것을

굳이 대중들의 무게를 달아 보겠다고

삼계 운운하였다가 찢어진 북 신세도

못면한 것이 아닌가 염려되는 내용입니다

 

선가에 회자되는 이야기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라는 하심의 마음으로 대하면

그 사람이 머무는 자리는 언제나 평안합니다

 

잘못하여 삐쭉거리며 아상이 올라 오는 즉시

삼계가 철퇴되어 한방에 날리는 것을 모르면

언제 가는 줄도 모르게 가는 것이 이 공부입니다

 

찢어진 북처럼

욕탕에 기둥처럼

입이 있어도 말 못하는 벙어리처럼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장님처럼

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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