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8. 23:5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 질문 >
능력도 작용도 없는 것이 '참 성품'인데, 어떻게 그에 맡겨 자재하라 하십니까?
< 답변 >
늘 하는 소린데도 그 말을 전혀 참구하고 있지 않은 거요.· · ·
선지식들의 모든 말은 중생들로 하여금 '참 성품'을 밝히게 하기 위해,
할 말이 없는 가운데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것이오.
그러니 그러한 질문을 가능케 하는 그 의식의 뿌리를 밝힐지언정,
계속 그 의식을 앞세워 "이건 왜 이렇지 않고 저렇습니까?"하는 식으로 요리조리
이치와 머리를 굴려 이 길을 가려한다면 당나귀 해가 되어도 가망 없는 거요.· · ·
모든 말은 빈소리일 뿐이오. 까마귀 소리, 까치 소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겁니다.
그러한 빈소리에 숱한 의미와 뜻을 부여하고는 제가 거기에 얽매여
운신을 못하고있는 것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인 거요.
성품에 맡겨 자재하라는 말을, 자재할 '나'가 있고 '나'를 맡길 수 있는
신통망통한 성품이 있고, 그래서 '나'는 다 맡겼으니 아무 걱정 없고· · ·
이런 식으로 알고있는 사람은 정말 어찌해 볼 도리가 없소.· · ·
누구나 그 한량없고 무진장한 성품을 다 갖고 있음에도
그걸 자유롭게 쓰질 못하고 왜 그리 옹색하고 답답하게 궁상을 떠는지 알아요?· · ·
한 생각 나기가 무섭게 그 '나'라고 하는 놈이 자기중심적으로
'뭐가 되고싶고, 뭘 갖고싶고' 등등 설치면서,
그 영성(靈性)이 왜곡되고 옹배기 같은 틀 속에 갇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그 성품이 마음대로 빛을 놓을 수 있게 하려면
우리들이 보고, 듣고, 체험하는 일체의 형상들이,
그 성품의 빈자리(性空)로 돌아가야 하는 거요.· · ·
범부가 왜 끝끝내 범부인가?· · ·
만법의 성품이 비었다는 사실을 통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오.
-현정선원 법정님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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