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수행자는 어떻게 공부를 지어가야 합니까?

2011. 12. 2. 10:4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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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

참된 수행자는 어떻게 공부를 지어가야 합니까?

 

< 답변 >

그건 질문 자체가 잘 못 된 거요. 만약 그 질문에 내가 어떻게 어떻게 하라고

일러준다면 질문자는 그걸 고대로 잘 받들어 따를 것 아니오?· · · 그건 또 하나의

틀을 받아 가지겠다는 거요. 지금까지 차고 있던 무쇠 수갑도 부족해서 이번에는

발에 족쇄까지 차겠다는 소리요.· · · 누차 얘기하지만 이 법은 세속의 공부처럼

많이 듣고 많이 배워서, 그걸 요리조리 따져가며 가는 길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하는 몇 마디 말과 글의 내용 속에서 무언가 묘한 이치를 찾으며 애쓰는 한,

당나귀 해가 되어도 가망 없는 거요. 말과 글에는 길이 없소.· · ·

 

질문자가 그렇게 물으니 어쩔 수 없이 한 마디 한다면,· · · 지금 현재에서

한 법도 보는 것 없고, 듣는 것 없고, 구하는 것 없는 마음으로 항상 대경(對境)을

봐야 합니다. 눈앞의 경계를 대해 이름을 짓고, 뜻을 짓고 그에 따라 친소(親疎)를

가리고 한다면, 그건 전혀 공부하고 있는 게 아니오.· · · 여전히 이 '나'가 손해보지

않고 뭔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곤댓짓 하고 있는 거요. 어떤 게 올바른 수행이냐고

묻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요즘 출가자가 됐건, 재가자가 됐건 많은 사람들이 참선

이니, 명상이니 하면서 뭔가 열심히 하긴 하는데, 결국 이 '나'가 어떤 '전통 있는'

수행법을 통해 걸림도 막힘도 없는 성인의 경지를 밟겠다는 거 아니오?· · · 여전히

이 '밥주머니를 위해' 먼지 피우고 있는 거요.· · · 어느 구석을 찾아봐도 '나'라고

할만한 '나'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는 게 불법 공부의 첫걸음이오.

 

 

-현정선원 법정님의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