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3. 08:4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묵언 수행/법상스님
말을 아끼는 사람은
그만큼 밖으로 빼앗기는 말의 기운을 돌이켜
내면으로 살찌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말은 밖으로 치닫는 연습이며,
묵언은 안으로 치닫는 공부입니다.
묵언 수행만으로도
우린 내면 관찰의 힘을 한껏 높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말만 없다고 묵언이 아니라
말 이면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과 번뇌, 망상, 분별들을
쉬는 것이야말로
참된 묵언이라고 할 것입니다.
생각을 과거로 미래로 오락가락하지 않고,
이리저리 복잡한 생각으로 어지럽히지 않으며,
오직 ‘지금 여기’라는 순간순간에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묵언입니다.
또한 참된 묵언이란 말 뿐 아니라,
몸과 뜻까지도 침묵하는 것입니다.
신구의 삼업을
함께 침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몸도 될 수 있다면
움직임을 많이 줄이고
허덕이지 않아야 하고,
쓸데없이 이리저리로 돌아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묵언은 공덕의 어머니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복이 쌓이고 공덕이 됩니다.
그러나 생활 속에서의 묵언은
무조건 침묵을 지키는데에만
있지는 않다고 봅니다.
공허한 말,
삿된 말,
거친 말 등을 줄일 것이지
꼭 필요한 최소한의 말까지
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요.
허언을 놓으라는 말이지
진언 까지도 놓아버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말을 가만히 살펴보면
‘나’라는 아상을 높이고자 하는 말이 많습니다.
아상의 말은 주로 ‘나를 드러내는 말’이거나,
‘상대를 낮추는 말’이기 쉽습니다.
입을 관하고, 묵언하면
바로 그 아상의 토대가 되는 말들이 줄어들고,
내면은 고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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