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부수어라/묵산스님

2012. 4. 20. 16:4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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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산스님 지음/ 비움과소통

“아는 바 없이 알고 얻은 바 없이 얻는 도리”
<허공을 부수어라/묵산스님 저서>

 

 

“허공에도 진공이라 나고죽음 없는도리

서고앉음 본래없고 오가는법 전혀없어

고금없는 공왕여래 이우주를 창조하며

만상삼라 운전하니 하늘도 허공이요

땅덩어리 진공이라 모든것이 대각허공

진진찰찰 무비묘법 하나둘로 분별말라

평등한 나의면목 분명하게 관찰하라.”

 

보림선원 조실 묵산스님이 깨달음으로 본 <반야심경>과 <금강경>의 세계는

“마음바탕의 법문을 도저히 말할 수 없어, 오로지 아는 바 없이 알고, 얻은 바

없이 얻는 도리를 알아야만 비로소 증득할 바가 있을 것”으로 요약된다.

세수 92세 원로 스님의 안목으로 푼 반야와 공(空)의 세계는 완곡한 표현을

쓰지 않는다.

총 262자의 짧은 분량에 자비의 보살인 관세음보살의 말을 빌려, 불교 진리의

정수를 ‘공(空)’사상의 관점에서 서술한 <반야심경> 그 내용을 직설로 파고든다.

마찬가지로 가장 널리 독송되는 <금강경>은 부처님의 지혜와 삶에 대하여

설법한 내용을 담은 경 답게, 부처님의 지혜를 금강석(金剛石)에 비유하면서

일체법에서의 무아(無我)와 공(空),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인 집착과

고정관념을 넘어선 정신적ㆍ물질적 자비행으로 일목요연하게 강조한다.

불교의 진수이기도 한 반야(般若, 지혜)와 공(空)사상을 독창적 어법으로

해설하고 깨달음의 안목을 게송(선시)으로 요약했다.

 그 독창성은 ‘역대 불조사(佛祖師)의 심지(心地)법문을 해설하면서 더욱 강렬해진다.

 

 

“별을 인연하여 크게 깨달았으니

 깨닫고 보니 별이 아니더라

경계에 쏠리지 않는 이

무정물이 아니더라.”

 

부처님의 6년 용맹정진 찰라 깨달음의 법문을 이렇게 옮겼다.

묵산스님은 1965년 서울 도사암 주지로 있을 때 백봉 김기추(1908~1985) 거사를

만나 문답을 나눴고 이를 4부에 법문으로 게재했다.

 

 

無面目者是本然  (무면목자시본연)

頭頭物物從此來  (두두물물종차래)

秋月春花君知否  (추월춘화군지비)

石女吹笛木人舞  (석녀취적목인무),

 

얼굴 없는 자, 그것이 바로 근본일세

두두물물 만물이 이로부터 나왔구나

가을달 봄꽃을 그대는 아는가?

돌여인은 피리를 부는데 나무사람은 춤을 춘다.

 

 

[불교신문 2808호/ 4월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