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회심(廻心)하여야 합니까?

2013. 2. 21. 21:3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728x90

 

 

 

 

       

 


 <문> 어떻게 회심(廻心)하여야 합니까?

<답> 회심에 대해서는 어떻게도 이야기 할 수 없다. 만약 내가 그 질문에 대해 답을
해준다면 그것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내가 뭐라 일러주면 그 일러준 바대로 따르고 실천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비추는 게 아니라, 또 다시 마음 밖의 그 어떤 소리에

정신이 팔려 바깥으로 마음을 치닫게 할 뿐이다.


그 자리에 들어가는 대에는 수속, 절차가 필요 없다. 마음이 없으면 구할 것도
바랄 것도 없는 것이다. 미혹한 중생이 흔히들 무심(無心)의 상태에 들었느니, 안
들었느니 하는가에 관심이 많은데,... 이것은 그야말로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있는
지도 모른 채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숨이 끊어지고 의식이 끊어졌는데 거기에 무슨 무심의 상태니 무심의 경지가 있겠는가?


이렇듯 말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잠꼬대요 메아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 말과
의식으로 마음 바깥의 소리와 모습을 분별해서 취하고 버리고 하는 짓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마음 뿐이요, 마음 바깥에는 진실로 티끌 만한 한 법도 상대할 만한 법이 없는
것이다.


마음이 짓지 않는데 꿈이 꿔지겠는가? 모두 다 내 마음이 변해서 나툰 것이니,
결국 제가 지어서 제가 보는 것이다.

이 사실을 확철히 간파한다면, 자기가 지은 바에 다시 집착할 일이 있겠는가?

중생의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도 조사(祖師)도 없다.

제가 그렇다고 지어놓고 돌아서서 제가 걸리는 것이다. 급한 대로 회심하라는 말은

밖을 향해서 분별하지 말고 문득 마음을 거두어서 쉬라는 말이다.

그러니 일찍이 부처님이 단 한 말씀도 하시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회심(廻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현정선원법정님-

 

< 질문 >

마음이 늘 편치가 않아서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 답변 >

오온(五蘊)이 개공(皆空)이라는 말 모르는 사람 없을 거요.

오온이라는 것은 '나'를 포함한 이 우주 삼라만상을 이르는 거요.

그러한 물리적 심리적 모든 현상이 몽땅 다 비었다는 말 아니겠소?· · ·

참으로 '나'는 없는 거요.

'내'가 없으니 그냥 두 발 쭉 뻗고

탕탕하게 지내라는데도 그러질 못하고

늘 '내'게 좋은 것, 이로운 것, 편안한 것만 취하려고

애를 쓰니 그 마음이 어찌 편할 수 있겠소?· · ·

'나' 없는 도리를 참으로 사무치는 것과

'나' 없다고 입으로만 외고 다니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보다도 더 큰 거요.

 

'내'가 없다면 '내'가 상대하는 일체 삼라만상이

어떻게 혼자 존재할 수 있겠소?

'내'가 봤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요.

그걸 모르고 뒤바뀌어, '내'가 보거나 말거나

그것은 늘 거기 존재한다는 망령된 생각 때문에

수천만 년 동안 온갖 질애(質碍)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거요.· · ·

존재가 허공과 다르지 않고 또한 허공이 존재와 다르지 않다.· · ·

그것도 못 미더워서, 존재가 존재인 채로 허공이요,

허공이 허공인 채로 곧 존재라고 누차누차 강조를 하셨으니

부처님이래 성인들이 얼마나 애를 쓰신 거요?

 

그 짧은 몇 마디 말을 모르는 사람 없지요?

하지만 그 말의 참뜻을 깊이 참구하여 사무치질 않는다면

누구도 더 이상 그를 도울 수 없는 거요.· · ·

느끼는 놈도 느끼는 바도 몽땅 허공이니

그 부질없는 느낌과 타협하지 마시오.

편치 않다는 그 느낌이 제 혼자 머리 위를 뱅뱅 돌다가

자기한테 홀딱 덮어씌워지는 게 아니오.

전부 자기가 짓는 거요.

 

 

 

-현정선원 법정님의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