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생사관/탄허스님

2013. 2. 21. 22:1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728x90

 

 

 

 

 

불교의 생사관(生死觀)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난 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삶과 죽음일 것이다. 즉 생사(生死) 문제야말로

그 무엇보다 앞선 궁극적인,

그리고 이 세상에서 몸을 담고 살아가고 있는 동안 기필코 풀어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이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종교가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 불교에서는 생사문제를 이렇게 해결한다.

즉 마음에는 생사가 없다(心無生死)고. 다시 말하면,

 마음이란 나온 곳이 없기 때문에 죽는 것 또한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확연히 갈파한 것을 '도통(道通)했다'고 말한다.
우리 자신의 어디든 찾아보라.

마음이 나온(生) 구멍이 있는지. 따라서 나온 구멍이 없으므로 죽는 구멍도 없다.

그러니까 도(道)가 철저히 깊은 사람은 이 조그만 몸뚱아리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어리석은 중생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천년 만년 살고 싶어한다.

도인(道人)·성인(聖人)은 굳이 오래 살려고 하지 않는다.

죽는 것을 헌옷 벗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으므로

굳이 때묻은 옷을 오래 입으려고

하지 않는다.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것은 중생들의 우견(愚見)일 따름이다.

도를 통한 사람은 몸뚱아리를 그림자로밖에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삶은 간밤에 꿈을 꾼 것이나 같다고 할까.

꿈을 깨고 나면 꿈속에서 무슨 일 인가 분명히 있었긴 있었으나

헛것에 불과하듯 삶도 그렇게 본다.

그러므로 굳이 이 육신을 오래 가지고 있으려 하지 않는다.

벗으려고 들면 향 한 대 피워놓고 향 타기 전에 마음대로 갈(죽음)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존재는 생주이멸(生住異滅)이 있고, 육체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으며,

일년에 춘하추동(春夏秋冬)이 있고, 또 우주는 일었다가 없어짐이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도인(道人)에게는 생사가 없다.

혹자는 '그 도인도 죽는데 어찌 생사가 없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겉만 보고 하는

소리일 뿐이다. 옷 벗는 것을 보고 죽는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 '옷'을 자기 '몸'으로 안다. 그러니까 '죽는다'.
그렇다면 도인이나 성인은 무엇을 자기 몸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몸 밖의 몸, 육신 밖의 육체를 지배하는 정신, 좀 어렵게 말하면

시공(時空)이 끊어진 자리, 그걸 자기 몸으로 안다.

시공(時空)이 끊어진 자리란 죽으나 사나 똑같은 자리.

이 몸을 벗으나 안 벗으나 똑같은 자리,

우주가 생기기 전의 시공이 끊어진 자리, 생사가 붙지 않는 자리란 뜻이다.

부처님은 바로 이 '자리'를 가르쳐 주기 위해 오셨다.

이 세상의 삶이 '꿈'이란 걸 가르쳐 주기 위해서 온 것이다.
우리는 꿈 속에서 덥고 춥고 괴로운 경험 등을 했을 것이다.
꿈을 꾸고 있는 이 육신이 한 점도 안 되는 공간에 누워,

또 10분도 안 되는 시간 속에서 몇백년을 산다.

우주의 주체가 '나(我)'이기 때문이다.

바로 '내'가 우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지, 우주 속에서

내가 나온 것이 아닌 것이다.

세간(世間)의 어리석은 이 들은 꿈만 꿈인 줄 안다.

현실, 이것도 꿈이다. 하지만 중생들은 꿈인 줄 모른다.

다시 말하거니와 성인이 깨쳤다는 것은 이 현실을 간밤의 꿈으로

보아버린 걸 말한다.
우리는 꿈만 꿈이라고 생각할 뿐, 이 현실은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몇백 년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고 싶어서 아등바등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의 눈엔

현실이 바로 꿈이다. 즉 환상이나 집착이 없다.

그러므로 천당과 지옥을 자기 마음대로 한다.
이 정도로 말 해 놓고 나서 우리의 삶이 영원하다고 본다면

영원할 수도 있고 찰나라고 본다면 찰나일 수 있을 것이다.

좀 수긍이 될지 모르겠다. 요컨데, 우주 창조주 즉 하느님이라는 존재는

우주 생기기 전의 면목을 타파한 걸 '하느님'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이란 하늘 어느 높은 곳에 앉아 있는 어떤 실재적인

인물이 아니다. 이 말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될 것이다.

자, 그럼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살아가야 할까. 내 얘기의 초점은 여기에 있다.
한반도에 태어난 젊은이라면 3천만, 5천만의 잘못을 나의 잘못으로,

즉 나 하나의 잘못은 3천만, 5천만명에게 영향이 미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중에는 어른이 되어 무슨 문제에 부딪히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준비를 갖추며 살 일이다.

청년은 그런 자신을 길러야 한다.

 

*

*

*

출처 - 탄허 대선사 법어집(방산굴법어)에서 발췌


   

 

 

 

 

1. 장부라도 청년기는 그리워지는 초년이나,

군자라도 노년기는 서러워지는 만년이다.

 

2. 청춘 경험이 있는 노인은 청춘을 잘 알지만,

노년 경험이 없는 청년은 노년을 잘 모른다.

 

3. 누구나 청년기는 반복하고 싶은 세월이나,

누구나 노년기는 거부하고 싶은 세월이다.

 

4. 찬란하다 한들 젊음을 지켜낼 장사는 없고,

초라하다 한들 늙음을 막아낼 장사는 없다.

 

5. 늙는다 해도 추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되며,

늙는다 해도 험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된다.

 

6. 노추는 탐탁찮을 지라도 장수는 기대하고,

노환은 달갑잖을 지라도 장수를 기대한다.

 

7. 장수한다 해도 노추를 경험하면 불행이며,

장수한다 해도 노환을 경험하면 불행이다.

 

8. 곱게 늙지 못하면 체면불구하기 십상이며,

곱게 늙지 못하면 후안무치하기 십상이다.

 

9. 늙어 추하다 해도 인생을 포기 할 수 는 없고,

늙어 험하다 해도 인생을 포기 할 수는 없다.

 

10. 늙어도 있는 자는 타락으로 주체를 못하나,

늙어도 없는 자는 가난으로 주체를 못한다.

 

 

11. 노인이 명예를 얻는다면 훨씬 큰 보람이나,

노인이 명예를 잃는다면 훨씬 큰 망신이다.

 

12. 노년에 미색을 탐하면 망신을 당하기 쉽고,

노년에 재물을 탐하면 재앙을 당하기 쉽다.

 

13. 비록 늙었다 해도 약한 티를 내서는 안 되며,

비록 늙었다 해도 없는 티를 내서는 안 된다.

 

14.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면을 가꾸어야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면을 다듬어야 한다.

 

15. 나이가 들다 보면 화려한 학벌도 퇴색되고,

나이가 들다 보면 화려한 경력도 퇴색된다.

 

16. 나이가 들다 보면 몰골마저 추해지기 쉽고,

나이가 들다 보면 행동마저 추해지기 쉽다.

 

17.나이가 들다 보면 수치심도 무뎌지기 쉽고,

나이가 들다 보면 공포심도 무뎌지기 쉽다.

 

18. 나이가 들다 보면 자존심도 무뎌지기 쉽고,

나이가 들다 보면 자부심도 무뎌지기 쉽다.

 

19. 늙었다 해도 자존심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늙었다 해도 자부심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20 나이가 들어 사랑받기란 여간해 쉽지 않고,

나이가 들어 존경받기란 여간해 쉽지 않다.

 

 

21. 나이가 먹을수록 건강이라도 좋아야 하고,

나이가 먹을수록 재산이라도 있어야 한다.

 

22. 늙었다 해도 마음은 꿈 많은 소년이고 싶고,

늙었다 해도 기분은 꿈 많은 소녀이고 싶다.

 

23. 늙었다 해도 중진 대접은 받고 싶은 법이고,

늙었다 해도 원로 대접은 받고 싶은 법이다.

 

24. 무릇 부실한 신품보다 견고한 중고가 낫고,

무릇 미숙한 패기보다 노련한 경륜이 낫다.

 

25. 늙었을지언정 발군의 특기가 있어야 하고,

늙었을지언정 비장의 묘수가 있어야 한다.

 

26. 비록 늙는다 해도 강렬한 노인이 돼야 하고,

비록 늙는다 해도 당당한 노인이 돼야 한다.

 

27. 늙다 보면 하찮은 일에도 감동을 하기 쉽고,

늙다 보면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품기 쉽다.

 

28. 젊어서는 능력이 있어야 살기가 편안하나,

늙어서는 재물이 있어야 살기가 편안하다.

 

29. 재산이 많을수록 늙는 것은 더욱 억울하고,

인물이 좋을수록 늙는 것은 더욱 억울하다.

 

30. 재산이 많다 해도 죽어 가져갈 방도는 없고,

인물이 좋다 해도 죽어 가져갈 도리는 없다.

 

 

31. 성인군자라도 늙음은 싫어하기 마련이고,

도학군자라도 늙음은 싫어하기 마련이다.

 

32. 주변에 미인이 앉으면 바보라도 좋아하나,

주변에 노인이 앉으면 군자라도 싫어한다.

 

33. 아파보면 달라진 세상인심을 알수 있고,

늙어 보면 달라진 세상인심을 잘 알 수 있다.

 

34. 대단한 권력자가 망명신세가 되기도 하고,

엄청난 재산가가 쪽박신세가 되기도 한다.

 

35. 육신이 약하면 하찮은 병균마저 달려들고,

입지가 약하면 하찮은 인간마저 덤벼든다.

 

36. 일이 풀린다면 어중이떠중이 다 모이지만,

일이 꼬인다면 갑돌이 갑순이 다 떠나간다.

 

37. 잃어버린 세월을 복구하는 것도 소중하나,

다가오는 세월을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다.

 

38.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소중하고,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절박하다.

 

39. 개방적이던 자도 늙으면 폐쇄적이기 쉽고,

진보적이던 자도 늙으면 타산적이기 쉽다.

 

40. 거창한 무대라도 공연시간은 얼마 안 되고,

훌륭한 무대라도 관람시간은 얼마 안 된다.

 

 

41. 자식이 없으면 자식 있는 것을 부러워하나,

자식이 있으면 자식 없는 것을 부러워한다.

 

42. 대개 자식 없는 노인은 고독하기 마련이나,

대개 자식 있는 노인은 심난하기 마련이다.

 

43. 못 배우고 못난 자식은 효도하기 십상이나,

잘 배우고 잘난 자식은 불효하기 십상이다.

 

44. 있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관심이 집중되나,

없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부담이 집중된다.

 

45. 세월이 촉박한 매미는 새벽부터 울어대고,

여생이 촉박한 노인은 새벽부터 심난하다.

 

46. 계절을 잃은 매미의 울음소리는 처량하고,

젊음을 잃은 노인의 웃음소리는 서글프다.

 

47. 심신이 피곤하면 휴식자리부터 찾기 쉽고,

인생이 고단하면 안식자리부터 찾기 쉽다.

 

48. 삶에 너무 집착하면 상실감에 빠지기 쉽고,

삶에 너무 골몰하면 허무감에 빠지기 쉽다.

 

49. 영악한 인간은 중죄를 짓고도 태연하지만,

순박한 인간은 하찮은 일에도 불안해한다.

 

50. 저명인사라도 자살은 신상문제이기 쉽고,

유명인사라도 자살은 경제문제이기 쉽다.

 

 

51. 영웅이라도 속이 상하면 자살을 생각하고,

호걸이라도 몸이 아프면 자살을 생각한다.

 

52. 누명을 쓰고 자살하는 것은 항변의지이나,

허물을 피해 자살하는 것은 현실도피이다.

 

53. 있는 자는 향유하기 위해 음식을 먹지만,

없는 자는 연명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54. 초년의 건강이 노년까지 가기란 쉽지 않고,

초년의 호강이 노년까지 가리란 쉽지 않다.

 

55.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해도 약하면 소용없고,

고생 끝에 복이 온다 해도 죽으면 소용없다.

 

56. 종말이 온다 해도 희망의 꿈을 심어야 하고,

종말이 온다 해도 희망의 꿈을 가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