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 의미의 세 차원 / 김용표 교수님

2013. 10. 17. 22:0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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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 의미의 세 차원 /  / 김용표 교수님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 절대자유


공사상(空思想)은 초기 불교의 연기설(緣起說)을 재해석

하여, 붓다의 기본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힌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종교철학 사상이다.

‘공(空)’이라는 용어는 ‘sunya’(텅 빈)라는 형용사나 ‘sunyata’(공한 것, 空性)이라는 명사의 번역어이다.

 

초기경전(初期經典)에는 ‘공’이라는 용어가 주로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통찰한 결과 얻어지는 삼매(三昧)의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대승불교에서 공의 개념은 보다 다양하게 전개되었는데 대승경전의 모체인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과 그 주석서인 〈대지도론(大智度論)〉에는 공의 의미를 다음과 같은

여덟 차원(十八空)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 내공(內空): 인식의 주관인 몸과 마음의 요소, 즉 감각

지각 사고 인식의 작용을 일으키는 요소가 다 공함을

말한다.

2. 외공(外空): 인식의 대상이 되는 외적 객관이 공함을

말한다.

3. 내외공(內外空): 이것은 앞의 두 가지를 함께 부정한

것이다.

4. 공공(空空): 공도 또한 공함을 말한다.

5. 대공(大空): 시방(十方)과 허공 등의 공간이라는 관념을 부정하는 것이다.

6. 제일의공(第一義空): 제일의는 궁극적 진리의 본체인 진여(眞如)나 열반 등을 말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최고의 진리상도 사실은 공하다는 의미이다.

7. 유위공(有爲空): 인연에 의해 생성된 모든 현상의 존재들은 변화하고 언젠가 사라지는 것이다.

8. 무위공(無爲空): 인연에 의해 생기지 않는 허공, 열반 등과 같은 무위법도 공하다.

9. 필경공(畢竟空): 불교 외의 사상에서 말하는 실유관(實有觀)이나 불교의 나와 법에 집착하는 실유관 등을 모두

부정한다.

10. 무시공(無始空): 시간적으로 세간이나 중생, 모든 사물에 어떤 시작이 있다는 관념을 부정함이다.

11. 산공(散空): 현상계는 인연에 의해 생성되므로 인연의

화합이 없어지면 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12. 성공(性空): 일체 존재 요소의 자성(自性)이 공이라는 의미이다. 인연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는 본래의 실체가 공하다는 것이다.

13. 자상공(自相空): 성공(性空)은 불성과 진여는 본체가 그대로 공함을 말하는 총상(總相)이라면 자상공은 온갖 만물의 개별적인 존재성인 별상(別相)을 부정함이다.

14. 일체법공(一切法空 ): 앞에 말한 일체 제법의 공함을

통틀어 말한 것이다.

15. 불가득공(不可得空): 인식론적으로 무엇을 알고 얻을 것이 있다는 관념조차 있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16. 무법공(無法空) : 현상의 모든 법이 이미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17. 유법공(有法空): 현상은 인연에 의해 존재하는 가유

(假有)일 뿐 그 본질은 공하다는 것이다.

18. 유법·무법공(有法·無法空): 시간적 존재뿐만 아니라

 공간적 존재까지도 모두 공함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공의 교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세 차원으로 나누어 해명해 볼 수 있다.

첫째, 존재론적으로 공은 모든 실체의 무자성성과 연기성을 의미한다. 인연에 의해 생성된 모든 현상의 존재들은 변화하고 언젠가 사라지는 것이다.

제법은 인연에 의해 존재하는 가유(假有)일 뿐 그 실체(substance)는 공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방(十方)과 허공 등의 공간 관념이나, 중생이나 모든 사물에 어떤 시작이

있다는 시간관념도 공하다고 한다. 이러한 공의 연기론적

의미를 공의(空義)라고도 한다.

둘째, 인식론적 차원에서 볼 때 공은 얻을 것도 없고 얻어야 할 진리(法, Dharma)라는 관념도 없다. 무엇을 알고 얻을 것이 있다는 관념조차 있을 수 없다.

이를 무소득공(無所得空) 또는 불가득공(不可得空)이라고도 한다. 깨달을 법이 없기 때문에 진리를 구하고 얻고 깨달을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도 또한 공하다(空空)고

한다.

이것은 모든 존재의 요소가 다 공하다고 하면 공이라는 것은 존재할 것이라는 공의 실재화와 관념화의 오류를 논파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평등일미(平等一味)한 제법의 진실상을

공성(空性)이라고도 한다.

셋째, 종교적으로 공의 진리는 무명과 번뇌를 타파하고 희론을 적멸케하는 수행 방법이다. 이러한 공의 목적과 효용을 공용(空用)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공의 체득에 의해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 절대 자유와 테두리 없는 마음을 얻는 것이다. 여기에서 대승 보살 윤리의 근본이 되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동체자비(同體慈悲)와 무연자비(無緣慈悲)의 실천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교수법사님의 귀한 가르침을 보내드립니다

 

몇가지의공이 있든 일체개공의 본연하고 여여한  

속내만 알고 일체개공에  제행무상  이라

산은산이요 물은 물이라  ,,  항상 편안하십시요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