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수리상
요즘 사극을 보면 모두가 표준말을 쓰지만
과연 옛날 조선조에서 그렇게 했을까요?
아닙니다
전라도 신하는 전라도 말로 했을 것이고
평안도 신하는 평안도 사투리로 했을겁니다.
상상을 해 보면 얼마나 우습겠어요.
<마~마~ 소신이 쬐까~ 생각해 봉께 .. 안되겠쓰라우~~>했다면.
조선시대 궁중 조회는 1월과 12월에 열리는 정지조회(正至朝會)
5일마다 열리는 아일조회(衙日朝會) 또는 조참(朝參)
매일 열리는 상참(常參) 등으로 구분되며
매일하는 조회도 아침 일찍 열리는 조회를 조조(早朝)
정오에 열리는 조회를 오조(午朝)
오후 늦게 열리는 조회를 만조(晩朝)라 했지요
이렇게 연일 국정이 많아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은 먹어야겠지요
임금님이 먹는 밥상을 수라라고 하지만
이게~ 밥맛 떨어지는 밥상이지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엄청 맛있는 산해진미는 분명한데
내관이 미리 맛을 본거지요
임금과 왕비의 아침저녁 수라를 짓는 곳을 소주방이라고 하지요
이 소주방에서 들어오는 수라상에는 임금 수저 이외에 상아로 된 젓가락.
곧 공저 한 벌과 조그만 그릇이 놓여 나옵니다
그러면 임금이 수라를 들기 직전 중간 지위쯤 되는 상궁이
상아젓가락으로 접시에 모든 음식을 골고루 담습니다
그런 다음 큰방상궁이 먼저 손으로 접시에 담긴 음식 맛을 보는데
이것을 '기미(氣味)를 본다.'라고 합니다 기미를 보는데 수라와 탕 만은 기미를 보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여기서 기미를 보는 것은 맛을 보는 것이라기보다는
독(毒)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나중엔 의례적인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또 기미를 보는 것은 녹용이나 인삼과 같은 귀한 탕제를 올릴 때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상궁들에게는 인기있는 직책이었다고 합니다
궁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생각시들은
꿈도 못 꾸는 일이었지요 이런 음식이 무슨 맛이 있을까요?
웃기는 얘기지만 실화지요
어느 임금이 소주방 앞을 지나는데 궁녀 하나가 혓바닥으로
홍시를 싹~싹~ 핥아서 수랏상에 놓다가 임금한테 걸렸지요
순간 궁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임금이 현군인지라~궁녀에게 물었지요
"너는 어떤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느냐" 고 물었는데..
궁녀가 찹쌀 부침게 모양으로 땅바닥에 엎드려 하는 말이
"예~~ 마마~ 제일 맛있는 음식은
안 보고 잡숫는 것이 제일 맛있는 줄로 압니다.."
임금이 껄껄 웃으면서 "그래~ 니 말이 맞다" 하더랍니다
하긴 홍시는 행주로 닦아도 마르고 나면 뭔가가 묻어 있지요
그러나 침으로 싹~ 핥아 놓으면 반짝반짝 광이 나지요
옛말에 羊羹雖美 衆口亂調 <양갱수미 중구난조>라고 ..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은 좋으나 만인의 입을 맞추기는 어렵다>고 했지요
제가 머리털 나고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은
서교동에 있는 요리집인데 지금은 이름을 잊었지만
유명한 정치인들과 미식가들이 자주 찾는 집인데
누룽지라는 요리가 그 당시에 5만원인 기억이 있고
나무젖가락 만한 뼈에 돼지갈비처럼 생긴 것이 혀가 닿으면 사르르
녹아 버리더라구요~~ 꿀~꺽~
하도 신기해서 주방장한테 물어봤지요.
중국말로 쏼라쏼라 하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고
한국인 보조가 하는 말이 갖은 양념을 한 돼지갈비를
24시간 은근한 불로 서너번 익힌거랍니다
이런~
급한 놈은 숨 넘어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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