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30. 17:0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문]지금 나라에 큰 변고(變故)가 나서 · · · · · ·
[답]마음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보면, 마음뿐인 도리를 등진 거요.
부처 몸에 피를 내는 거요. 마음뿐이오.
늘 말하지 않소, 꿈이 무엇으로 이루졌냐고. 밤에는 눈을 감고 꿈을 꾸고,
낮에는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뿐이오. · · · · · · 옛날 부처님이 대각을
이루신 다음, 당신이 왕자로 사시던 샤카국(國)이 외세의 침입을 받아 당장 망하게
생기자, 모든 신하들이 부처님께 달려와 이래저래 됐으니 빨리 이 나라를 지켜달라고
간청을 했소. 그 말을 들으시고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대들이 꿈에서 깨고 나면
본래 그런 일이 없다 하셨다는 거요.
망하는 일도 흥하는 일도, 죽는 일도 사는 일도 그 모든 변화변천이 단지 저 바다의
물결이 출렁출렁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씀하신 거요.
흥망성쇠, 희로애락, 전부 까닭 없는 거요. 빈 거요. 그렇다고 그렇게 하지 마라,
저렇게 해라 그런 소릴 하고 있는 게 아니오.
다만 그게 모두 빈 것인 줄 아는 사람은 종일토록
업도 짓고 보도 받고 하면서도 전혀 자취가 없는 거요.
제가 그렇다고 해서 그런 거요. 제가 그렇지 않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거고.
'내'가 이렇다고 저렇다고 짓지 않으면 마음 바깥에 한 법도 나타날 수가 없소.
그렇지 않겠소?· · ·이 법이 이치나 도리를 추켜들고 따지고 헤아릴 일이 전혀 아니오.
일언지하에 만법을 좌단(座斷)해야 하오.
모든 법이 오직 마음뿐인데, 미혹하면 마음 바깥에서 뭔가가 자꾸 보이는 거요.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일체만유가 몽땅 다 마음뿐이라면, 다 마음의 변현(變現)일
뿐이라면, 관찰자도 관찰대상도 전부다 마음의 변현일 뿐이라면,
본다 듣는다, 슬프다 기쁘다 등등 표현되어지는 모든 말은 전부 빈 말만 그러할 뿐이오.
꿈이오, 꿈!! 믿으시오.
이 세상 지금 있는 이대로인 채로 티끌 하나 까딱한 조짐도 없는 게 진실이오.
다만 자기가 지은 업 때문에 뭔가 눈앞에서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일 뿐인 거요. 옛 고인들이 말씀하셨오. 산하대지가 우뚝우뚝 높고,
사해(四海)와 오호(五湖)가 출렁출렁 깊은 것이 다 그대 업의 그림자라고.
- 현정선원 법정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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