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거사-현실 중시의 화엄사상

2014. 12. 6. 10:3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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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15번째 선지식, 명지거사-현실 중시의 화엄사상

 

 

선재동자는 구도 여행 중에 15 번째 선지식, 명지(明智)거사를 만납니다.
거사는 성안의 길거리에서 칠보대를 앉아 계셨는데,
선재는 거사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보살의 행에 대해 여쭙습니다.

 


명지거사는 당신이 '마음대로 복덕이 나오는 해탈문(隨意出生福德藏 解脫門)을 얻으셨다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선남자여, 나는 '수의출생복덕장 해탈문'을 얻어 무릇 필요한 것은 다 소원대로 되나니,
이른바 의복, 영락, 코끼리,말, 수레, 꽃, 향, 당기, 일산, 음식, 탕약, 방, 지, 평상, 등불,
하인, 소, 양과, 시중꾼들의 모든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건이 '찾는대로 만족'하며,
내지 진실한 법문까지 연설한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라. 그대가 마땅히 보게 되리라."

 

 


이렇게 말씀하실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갖가지 방위, 갖가지 세계, 갖가지 국토, 갖가지 도시로부터 와서, 종류가 다르고 욕망이 같지 않지만 '과거의 서원'으로 모두 제각기 자기 욕망대로 청구를 합니다.

 

 


그 때 거사께서 모인 중생을 보시고 잠깐 생각하면서 허공을 바라보니, 그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허공에서 내려와 모든 대중의 뜻을 만족케 합니다. 그러자 거사께서는 다시 이렇게 법을 설하십니다.

 

 


첫째, 법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갖가지 복덕을 모으는 행과 빈궁을 여의는 행, 법으로 기쁘고 선정으로 즐거운 음식을 성취하는 행 등을 설하시고,

 

 

둘째, 좋은 마실 것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생사의 애착을 버리고 부처님 법맛에 들어가게 하며,

 


셋째, 갖가지 좋은 맛을 얻은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여래의 맛좋은 모양을 얻게 하고,
넷째,수레를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갖가지 법문을 말하여 대승의 수레를 타게 하며,

 


다섯째, 의복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청정한 부끄러움의 옷과 여래의 청정한 모습을 얻게 하십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만족케 한 후 마땅히 법을 연설하니, 대중들은 법문을 듣고 모두 본고장으로 돌아가십니다.

 


이후 거사는 당신은 오직 '수의출생복덕장해탈문'만을 알 뿐이니 다음 선지식을 찾아가 다시 법을 청할 것을 선재에게 당부하십니다.

 


이에 선재는 환희하며 뛰놀면서 공경하고 존중하며, '제자의 예'를 극진히 하고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이 거사께서 나를 생각하시므로 내가 온갖 지혜의 길을 보게 되었으니, 선지식을 사랑하는 소견을 끊지 않고 선지식을 존중하는 마음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항상 따르고 선지식을 말씀을 결정하게 믿고, 선지식을 섬기는 마음을 항상 내리라!'

 

 

선재는 다시 거사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다시 길을 떠납니다.

 

 

   -화엄경 입법계품 명지거사 편에서.

 


*普賢 註-----------------------------------------------------

 

 

불교는 무조건 물질을 터부 시 하며 멀리할 것을 가르치는 줄 아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은 청빈을 강조하며, 물질적 풍요를 무슨 죄악처럼 금기 시 하십니다.
오로지 가난을 강조하며 부(富)는 죄인 것처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불교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중생의 욕망은 나쁜 것이 아니라, '자기만을' 향할 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공만심(公慢心, 이웃을 위한 자부심)을 가진 욕망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자신만을 위한 욕망을 가진 분이 중생이라면,
일체 중생을 위한 욕망을 가진 분이 부처님이십니다.
그리고 그러할 때 똑같은 욕망은 '서원'으로 승화됩니다.

 

 

화엄경에는 물질의 소중함, 현실의 소중함을 말씀하는 대목이 여러 곳에 나오는데,
입법계품의 15번째 선지식, 명지거사의 법문도 그 중의 하나라 할 것입니다.

 

 

근기가 뛰어나 물질보다 법을 중시 하는 분에게는 물질의 풍부함을 이루는 방법을 설해 주시고,
근기가 그렇지 못해 아직도 물질에 집착하는 분들에게는, 물질의 만족함을 주시고 다시 더 큰 세계로 인도하십니다.

 


본래 선악이 없습니다. 한 생각에 선악이 출현하는 것입니다.
물질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문제인 것입니다.

 

 

물질을 죄악 시 하는 그 마음은,
물질에 집착하는 마음 못지 않게 우리를 어둡게 하는 것 같습
니다...

 


*덧글 하나~~~~~~~~~~~~~~~~~~~~~~~~~~~~~~~~~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앙모하고 모시는 모습은 언제나 정말 감동적입니다.
온 정성을 다하여 공경하고, 공양하고 수순하십니다.
정말 지극한 그 모습에 저는 참 많은 감동을 받고, 저를 뒤돌아 보게 합니다.
저는 과연 어떠한가? 하고...*^*^*_()_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 왔던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갈 우리 사랑의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은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갈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에 떨구는 한잎의 꽃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 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철저한 고독으로 살지라도
사랑앞에 깨어지고 낮아지는 항상 겸허하고
성실하게 사는 내가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해 줄 수 있는
넉넉함으로 살게 하소서.

내가 만약 햇빛보다 따사로운 온기를
받아 들이려 한다면
또한 나는 천둥과 번개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합니다.


- 갈릴지브란 -

 

 

 

 

 

♡ 없으면 없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그냥 그런대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없는 것을 만들려고 애쓰고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애쓰고
불편한 것을 못 참아 애쓰고 살지만
때로는 없으면 없는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또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사는 것이 참 좋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지금 이 자리에서 만족할 수 있다면
애써 "더 많이 더 좋게"를 찾지 않아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없이 살고, 부족하게 살고, 불편하게 사는 것이 미덕입니다.
자꾸만 꽉 채우고 살려고 하지 말고
반쯤 비운 채로 살아볼 수도 있어야 겠습니다.

온전히 텅 비울 수 없다면 그저 어느 정도 비워진 여백을
아름답게 가꾸어 갈 수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꾸 채우려고 하니 비웠을 때
오는 행복을 못 느껴 봐서 그렇지
없이 살고, 부족한 대로, 불편한 대로 살면
그 속에 더 큰 행복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책속의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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