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닦아서 얻는 것이 아니다 / 법상스님

2014. 12. 13. 10:4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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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닦아서 얻는 것이 아니다 / 법상스님 

 

 

 

마조도일 스님은 도는 어떻게 닦는 것인가를 묻는 한 스님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하고 있습니다.

도는 닦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닦아서 이룰 수 있는 도라면 그것은 다시 무너지기

마련이니 이것은 성문의 도일 뿐이다. 그렇다고 닦지 않는다면 그는 그냥 범부일 뿐이다.”

 

도를 닦는다 함은 수행을 말합니다. 아마도 불자들이라면 누구나 열심히 수행을 해야

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왔을 것입니다. 심지어 목숨 걸고 수행해야 하고,

수행만이 살 길이라는 말도 듣곤 했습니다.

3,000배며, 1만배 절 수행을 하거나, 몇 시간이고 앉아서 좌선을 이어가거나,

금강경 7독씩 매일 독송을 하고, 대비주를 100독 이상 독송하는 등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오던 수행은 이처럼 끊임없이 혹독한 수행을 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은 좌절감을 맛봅니다. 수행을 잘 하는 사람 앞에서 위축되기도 하고,

수행을 못하고 근기가 낮은 자신을 탓하기도 하면서 상대방과의 비교 속에서 열등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수행을 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며, 타인과의 비교나 차별을 여의기 위해 하는 것인데,

오히려 수행 때문에 괴로워지는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불자님들 또한

자신이 3천배를 몇 번 해 보았고, 화두 수행을 몇 년 동안 했으며, 어떤 삼매를 맛보았다는

등의 자기 과시적인 수행 이야기를 드러내곤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수행이란 이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수행을 하면서, 불교를 공부하면서 남들보다 더 잘한다거나 더 못한다는 이 양 변의

극단적인 생각은 지금 이 순간부터 완전히 잊어버리시기 바랍니다.

그런 것은 망상이고 차별심일 뿐 전혀 불교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도는 닦는 것이 아닙니다. 닦아서 이룰 수 있는 도라면 그것은 닦는다는 작위적인 노력을

통해 없는 것을 얻어 가진 것이므로 언젠가는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는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닙니다. 도는 어떤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얻어 가질 수 있는 어떤 물건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리나 법이나 도가

특별한 경지의 어떤 대상이라면 노력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대상이 아닌 것을 어떻게 노력으로 얻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도가 만약 닦아서 얻는 것이라면 더 잘 닦는 사람과 잘 못 닦는 사람 사이에 차별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나 도는 닦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잘 하고 못 하는 차별이 없습니다.

도는 누가 더 잘 닦는가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행은 무슨 운동선수나 학교 시험 같은 것이 아니어서, 더 열심히 한다고 빨리 도달하는

것도 아니고, 못한다고 도달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도는 성취하거나 얻는 것이 아니라, 다만 확인하는 것일 뿐입니다.

얻기 위해서는 없는 것을 새롭게 얻어내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하지만, 확인한다는 것은

이미 있는 것에 대해서 거기에 그렇게 있었음을 다만 확인하는 것일 뿐입니다.

 

마조스님은 이어서 어떻게 도를 깨달을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변하고

계십니다. “자성은 본래 그대로 완전하다... 다만 선이니 악이니 하는데 막히지 않을 수

있다면 그를 수도인이라 할 수 있다.”

 

도는 없었던 것을 새롭게 얻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이렇게 본래 그대로 완전하게

구족되어 있는 것을 다만 확인하는 것일 뿐입니다. 다만 우리는 선이니 악이니 하고 둘로

나누어 분별하고 차별하는 망상심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도를 보지 못할 뿐입니다.

망상 분별심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 자리가 바로 깨달음의 자리인 것입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일단 도나 깨달음이나 수행에 대한 편견에서 놓여나시기 바랍니다.

수행을 잘 하고 못하는 것으로 나누고, 남들 보다 수행을 더 잘하려는 생각이야말로

어리석은 것임을 바로 보시기 바랍니다.

 

단순하게 온갖 망상과 생각이 만들어내는 옳다느니 그르다느니, 잘한다느니 못한다느니,

좋다느니 싫다느니, 내 편이니 네 편이니 하는 그 모든 분별망상의 차별심들에 끌려가지만

않을 수 있다면, 그 자리가 바로 도인 것입니다.

그래서 마조스님은 도는 닦을 것이 없다. 다만 물들지만 말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07:50~08:00) 방송중에서

 

        

 

  슬픔 / 헤르만 헤세

 

 

  내게서 어제만 해도 작열했던 것

  오늘은 죽음에 바쳐졌네.

  슬픔의 나무로부터

  뭉텅뭉텅 꽃잎 지네

 

  나는 바라본다 꽃잎들이 떨어지고, 떨어져

  눈처럼 오솔길에 내리는 모습.

  발자국이 이제는 울리지 않는다.

  긴 침묵이 다가온다

 

  하늘에는 별이 없고

  마음에는 이제 사랑이 없다.

  잿빛 먼 곳이 침묵하고

  세상은 늙고 비워졌다.

 

  누가 그 마음을 지킬 수 있겠는가

  이 고약한 시절에?

  슬픔의 나무로부터

  뭉텅뭉텅 꽃잎 지네.

 

 

 

 

 

사랑

 

신이 인간을 빈손으로 이 세상에 내려보낸 이유는
누구나 사랑하나만으로도
이 세상을 충분히 살아갈수 있음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신이 인간을 빈손으로 저 세상에 데려가는 이유는
한 평생 얻어낸 그 많은 것들 중 천국으로 가지고 갈만한 것도

오직 사랑밖에 없음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신이 세상만물을 창조 하실때 제일 먼저 빛을 만드신 이유는
그대로 하여금 세상만물이 서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게하여
마침내 가슴에 아름다운 사랑이 넘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