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편에 집착하지 마라 / 춘식스님

2014. 12. 13. 10:4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728x90

 

방편에 집착하지 마라 / 춘식스님

 

경허스님의 오도송 가운데

'돈각삼천시아가(頓覺三千是我家)', 삼천대천세계가 바로 내 집임을 몰록 깨닫네'

라는 싯귀는 법문을 듣는 자세와 모든 법문, 가르침은 일러주는 내용이다.

 

옛날 진주 보수선사는 ' 부모가 낳기 전에 어떤 것이 나의 본래 면목인가?' 라는

화두를 참구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저자거리에서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다

그 중 한 사람이 '일이 이렇게 되어서 볼 면목이 없네' 하고 말 하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고 한다.

법문이란 정해진 바가 없다. 부처님도 법문은 무유정법이라고 하셨다.

꿩잡는 게 매라는 말이다.

법문을 듣고 깨달아야지 법집고 법상을 일으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금강경에 '불법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불법 아닌것임에랴!' 한 것이다.

따라서 깨닫지 못하고 그 방편에 집착하여 경을 읽고 외우고 삼천배를 하고,

참선하는 것으로 불법을 삼는 것은 큰 잘못이다.

 

좋은 약을 먹고도 병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그 약은 효험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약을 고집하면 오히려 약이 병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삼세 제불과 역대조사의 가르침은 모두 나 한 사람만의 견성성불을 위한 말씀이다.

본인이 견성성불할 때 불법이 성립되고 부처가 출현하는 것이다.

 

불법은 결론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 본인이 성불 했느냐 못했느냐,

아주 간단한 것이다. 일체의 삼라만상, 유정무정이 나의 성불만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불문에 들어온 이의 궁극적인 목적은 견성성불하여 자신의 생사를 해결하는 것이다.

 

진짜 부처를 깨달아야지 다른 부처에 귀의해서는 생사윤회를 면하지 못한다.

미래세에 미륵불이 출현한다는 말씀도 내가 깨달을 때 진미륵이 출현하는 것이다.

모든 불법은 모두가 나의 견성성불을 위한 방편이지 그 자체로 대승, 소승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위삐사나가 옳으니 간화선이 옳으니 하는 것은 쓸데없는 소리다

 

가섭존자의 게송을 들으라

 

法法本來法  법 법 하는 본래의 법은

無法非無法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없음이라 

何於一法中  어찌 저 한 법 가운데에

有法有不法  법이 있고 법 아님이 있으리오

 

일체가 유심조인데, 어찌 하나 가운데 정법과 사법이 있겠는가.

일체의 불법 모두가 나 자신의 성불을 위한 방편설임을 알아야 한다.

 

삶이란 나 혼자 꾸는 꿈에 불과하다. 꿈 속의 갖가지 일들이 결국 꿈일 뿐이듯이

삶의 모든 일들 역시 꿈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다.

금강경에 '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로전 응작여시관하라' 는 말이 다 같은 말이다.

꿈을 깨면 나 혼자 뿐이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다.

일체가 유심조다. 오직 일불승(一佛乘)만 있을 뿐이다.

 

諸法 本從來 常自寂滅相

모든 법이 본래부터 언제나 스스로 적멸의 모습이다.

 

 

인연설 / 한용운 스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어버릴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여뀌꽃 / 백승훈 

간밤 무서리에
만산홍엽 다 져내리고
빈 산 빈 들
건너온 소슬바람이
개울가 여뀌꽃 꽃대를 흔듭니다

깊어진 물빛 만큼이나
당신 향한 그리움도 깊어져서
마음의 풍향계 옛날로만 기우는데
붉은 여뀌꽃
살래살래 고개 흔들며
당신의 부재를 일깨워줍니다

당신 빨래하던 물가에 앉아
추억만 헹구다가 돌아서는 저녁
문득 물소리 빨라지고
천변에 자욱한 여뀌꽃무리
눈물 속에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광화문 연가 외 14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