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價珍用無盡, 利物應時終不悋

2015. 9. 19. 21:4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증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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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을 써도 써도 끝이 없으니

 그때 그때 중생을 이롭게 하며 결코 아끼지 않는다.
     無價珍用無盡, 利物應時終不悋. - 증도가 중에서

수돗물이 똑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보물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손을 들어 눈을 비빕니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 쓰여지고 있으나

모양이 없으니 닳지도 않고 줄지도 않습니다.

목이 컬컬하여 기침을 한번 해봅니다.
잘도 쓰여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배가 고픈 느낌이 일어나고 무엇을 먹을까 생각이 일어납니다.
때에 맞추어 저절로 알아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발걸음을 옮겨 냉장고 문을 열고 무엇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잘도 굴러갑니다.

창밖으로 날씨를 살피며 파란 하늘 끝을 따라가다 지난 날이 떠오릅니다.
지난 삶이 저절로 살아 움직이고 오늘 할 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사람의 존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삶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구해봅니다.
노란 빛을 살그머니 띄기 시작하는 나뭇잎들을 보며 자연의 변천을 생각합니다.

온통 쉼없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눈앞을 보든, 먼 미래를 생각하든, 아득하기만 할 것같은

인생의 끝을 생각하든 모두가 지금 이렇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늘 이 허공과 같은 지금 당장 여기에서 사소한 일상에서 온갖 삶의 파노라마,

자연과 인류와 우주의 생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한정없는 보물,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 크기가 없는 보물, 전체인 이것이

일어나는 듯 일어나지 않고 사라지는 듯 사라지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당장 이 일입니다.
달리 마음을 일으켜 두리번거린다면

그림자에 속아 결코 확인되지 않을 것입니다.

 

- 몽지릴라 밴드에서

 

 

 

달처럼 깨끗하고
흐림 없이 맑고
쾌락이 일지 않게 다 없앤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법구경』에서  

 

 

선율에 취하다 / 도명 

 

햇살에 울리는 선율에 홀로 취한

애절한 네펠리스* 탱고의 흐름에

먼 고향 그리운 강여울도

여명에서 벗어났으리.

깊은 밤 출렁이던 비잔틴의 정감이

물 속의 잠을 깨워 금빛 수면 펼치면

이별은 서러움 아닌

새로운 도전일뿐

신선한 아침 해 두 팔 벌려 조우하며

선율 따라 누비는 공간의 무딘 몸짓도

선무의 춤사위로 푸는

고희의 힐링이다 

  

 

- 도명 / 시조시인(재미동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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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들은 / 칼릴 지브란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그 자체를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 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서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은 줄지라도,

당신의 생각은 줄 수 없다.

왜냐면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들의 육신은 집에 두지만,

그들의 영혼은 가두어 둘 수 없다.

왜냐면 그들의 정신은 당신이 갈 수 없는 미래의 집에 살며,

당신의 꿈속에는 살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들을 애써 닮으려 해도 좋으나,

그들을 당신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해선 안 된다.

왜냐면 인생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며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활이 되어 살아 있는 화살인

당신의 아이들을 미래로 날려 보내야 한다.

사수는 영원의 길 위에 있는 표적을 겨냥하고

하느님은 그 화살이 날렵하게 멀리 날아가도록

그분의 능력으로 당신의 팔을 구부린다.

 

사수의 손에 들어간 힘을 당신은 기뻐하리라.

왜냐면 하느님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것과 같이

그 자리에 있는 활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