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가면 자유롭다.

2015. 12. 5. 19: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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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고 가면 자유롭다.

 


인생이란 무수한 상황(경계)의 연장이며
그 상황에 반응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가며 겪게 되는
무수한 경계들 중에는
즐겁고 행복을 가져 오는 것들고 있으며
괴롭고 답답함을 가져오는 것들도 있을 수 있고
때로는 그저그런 별다른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경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수한 경계들 속에서
우리들은 나름대로 반응을 해 나가며 살아가게 됩니다.
때로는 화를 내고, 주먹이 날아가기도 하고,
환한 웃음을 짓기도 하며, 행복에 겨워하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우리의 반응도 각양 각색입니다.
이러한 각종의 경계에 따라
우리의 마음은 행복과 불행을 오고 갑니다.

이런 경계에 대한 반응을 함에 있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항상 평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진정 참다운 수행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마주치는 경계를 대할 때
중생들의 반응은 습관적이며
업장에 이끌리기 쉽습니다.

경계의 종류에 따라
쉽게 좋아하고 쉽게 괴로워하며
그렇게 수도 없는 나날을
지옥.. 천상.. 지옥.. 천상..
끊임없이 오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바른 수행자가 있어
다가오는 경계, 상황을 대함에 이끌리지 않고
주인이 될 수 있다면 올바른 수행자일 것입니다.

중생의 소견은 상황을 대할 때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방향으로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욕구가 좌절되는 순간 괴로움을 느끼고,
욕구가 성취되는 순간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순간 순간 다가오는 경계에
가지고 있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본능을 일으키다 보니
때로는 욕구가 충족되고
때로는 욕구가 좌절되는 것입니다.

욕구를 무한히 충족시키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겠지만
우리네 인생이 그럴 수 만은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욕구가 충족될 때
행복을 느끼고
좌절될 때 불행을 느낀다는 것은 알지만
욕구가 놓이는 순간
해탈을 느낀다는 것은 너무도 모르고 있는 듯 합니다.

순간 순간의 경계에 욕구를 충족시키고
혹은 좌절되는 그 어떤 마음도 놓음으로써
드러나는 마음처럼 맑고 순수해 질 수는 없습니다.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상황이란 끝없는 문제의 연속이기 때문에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의 상황이 해결 되는 순간
다른 상황은 이미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순간 순간의 경계에 놀아나지 말아야
올바른 수행자입니다.
삶의 당당한 주인공입니다.

순간의 경계에 대한 욕구를 놓아버림으로써
생활 속에 닥치는 그 어떤 경계도
여여하고 담담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붙잡고 세상을 살아가기에 힘이 듭니다.
수행이란 끝임 없는 '놓음'의 연속입니다.
놓고 가는 삶이 진정 자유롭습니다.

 

 

글쓴이 : 법상스님

 

 

 

道를 보는 사람은 마치 햇불을 들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횃불을 들고 어두운 방안으로 들어가면

어둠은 사라지고 밝음만이 남아 있다.

 

- 사십이장경 
 

 

12월의 기도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 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 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