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공부를 해 나갈 때 한 가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 다.
방편법(方便法)과 근본법(根本法), 세속제(世俗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 진제(眞諦)와 속제(俗諦), 다시말해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법(出世間法)에 대해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 다.
방편법이라고 한다면 사람 들의 근기에 따라 부처님께서 응병여약(應病輿藥)으로 대기설법(對機說法) 하신 것 처럼 저마다 사람들의 근기에 따라 조금씩 달리 설해질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그 방편들이 겉보기 에는 다르게 설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근본법에 있어서는 전혀 다르지 않은 동일한 하나로써 근본법으로 귀일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공과 무아에 치 우쳐 있는 사람에게는 유와 진아를 설함으로써 그 한 쪽으로 치우침을 타파해주어 중도의 참된 깨우침으로 갈 수 있도록 설해줄 것이고,
유와 아상에 치우쳐 있는 사람 에게는 무와 무상 무아 공을 설함으로써 그 한쪽으로 치우 쳐진 사견을 타파해 주어 또한 중도의 참된 진리로 이끌어 줄 것이란 말입니다.
이렇듯 방편의 가르침에서는 그 사람 마다의 상황에 따라 또 근기에 따라 다르게 설 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근본에 있어서는 하나도 변함이 없는 진리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일한 것임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팔만 사천가지 방편 법 문이 있고 방편법이 있다 하더라도 근본법에 있어서는 하 나도 나뉨이 없고 분별이 없는 여일한 한 길인 것입니 다.
이를테면 산에 오르는데 그 산의 남쪽에 사는 사람에게는 북쪽으로 가라고 말 할 것이고, 북쪽에 사는 사람에게는 남쪽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 해야 겠지만 결국에 정상에 오르는 것은 하나인 것 처럼 말입니 다.
세간법에서 보면 선과 악 이 있고, 그에 따르는 선업과 악업을 지음이 있으며, 선업과 악업에 따라 육도 윤회라는 수레바퀴를 돌고 돌면서 끊임없이 그 과보를 받는 인연과보, 인연법의 굴레 속에 서 사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출세간법, 근본법에서 본다면 선과 악이 나뉠 것이 없고, 그러므로 선업 악업 하 는 업이라는 것도 공한 것이며, 육도 윤회 또한 꿈과 같고 신기루와 같이 텅 비어 그 실체가 없는 것입니 다.
그러나 세간법 속에 사는 우리 들로써는 근본법에 근본을 두고 살아가야하겠지만, 또한 근본법 에 대한 설법을 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믿으면서 공부해 나가야 하겠지만, 세간법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입니다.
그래서 아직 깨닫기 이전에서 는 방편법을 열심히 닦아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깨닫고 나 면이야 선도 악도 다 공한 것이지만 깨닫기 이전에는 여전히 선악을 짓고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초심 자 재가불자들에게는 주로 방편법을 일러주심으로써 복을 많이 짓 고 선을 실천할 수 있도록 보시하는 것과 계율(도덕) 지키는 것 그리고 그로인해 천상에 태어나는 법을 가 르쳐 주셨으며,
이제 수행의 길로 들어선 수행 자들에게는 육도윤회를 벗어나고 업의 굴레를 벗어나는 대 자유의 길, 바로 근본법을 설법하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본다면이 야 이 세상이 있고 내가 있고 눈귀코혀몸뜻 육근으 로 색성향미촉법이라는 육경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 까.
그러나 지혜의 안목으로 세상 을 본다면 이 세상도 공하고, 나도 공하며 육근 육경 또한 다 공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반야심경의 조견오온개공 이나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이 다 이러한 공의 세계, 근본 법의 세계를 표현하는 말들인 것입니다.
모름지기 공부하는 사람들은 먼저 세간법과 출세간법 방편법과 근본법에 대한 구 분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전을 보더라도 또한 스님 들의 설법을 듣더라도 어떨 때는 근본법에 대한 설법을 접 할 수 있고, 또한 어떤 때는 방편법에 대한 설법을 할 수 있는 것이 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문을 듣거나 경전을 볼 때는 이것이 방편법인가 근본법인가를 먼저 잘 구분할 수 있는 지혜의 안목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세간법과 출세간법, 방편법 과 근본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서 논리적으로만 설법을 접 하고 경전을 접하다 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많 습니다.
어떤 경전에서는 선을 실천하 고 악을 멀리하라고 했다가[방편법], 또 다른 경전을 보면 선악이 따로 없다고 하고 선악이 다 공한 것이라고 하 니 말입니다.[근본법]
불교는 업사상이다 하면서 악업을 짓지 않고 선업을 증장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래야만 악업의 결과인 지옥 아귀 축생 삼악도에 나지 않 고 선업의 결과인 천상 인간 수라에 날 수 있다고 설법을 하 다가도[방편법],
또 어떨 때 보면 선악이 따 로 없으며, 업 또한 공한 것이라고 하고, 육도에 윤회한다 는 것도 다 공하므로 육도에서 훌쩍 벗어나 해탈 열반 을 얻어야 한다고 설법을 한다는 말이지요.[근본법]
보시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가[방편법] 주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다고 하기도 한다는 말입 니다.[근본법]
108배도 하고, 3000배, 일만 배 열심히 절수행해야 하심이 되고 업장소멸 된다고 설법 을 하기도 했다가[방편법], 또 어떤 대는 일배가 삼천배 가 되고 지극히 삼배만 해도 일만배가 되는 법이라고 설법을 하기 도 한단 말입니다.[근본법]
염불, 진언, 독경, 절 수행, 좌선 수행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다가[방편법] 또 어떤 때는 깨닫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할 것 없다고 깨달음도 놓아 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근본법]
그러다 보니 처음 공부하 는 초심자들 입장에서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너무 어렵단 말입니다.
그것이 다 근본법과 방편법에 대한 무지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두 가지 법에 대한 바 른 앎을 가질 수 있다면 그런 어려움들이 많이 해소될 수 있으며, 바른 실천수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법을 잘 모르면 근본 법과 방편법에 혼란이 오고, 어설프게 공부한 사람들이나 실천은 하지 않고 이론적으로 책만 본 사람들은 방편 법의 실천을 도외시하고 근본법만 입으로 나불나불 말만 잘 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방편법, 세간법의 실천은 하지 도 않으면서, 수행도 필요없다고 그러고, 염불 독경도 다 필요 없다 고 그러고, 선악이 따로 없으니 선행을 할 것도 없다고 그러 고, '선은 도가 아니라'고 그러면서 악행을 일삼는다면 그 사 람은 방편법을 도외시한 그 죄로, 그 구업으로 지옥 속에서 몇백년, 몇천년을 보내야 할 지 누가 알겠습니 까.
깨닫고 보면 그대로 근본법을 굴리며 살 수 있겠지만 아직 미혹한 우리로서는 아직 근본법 운운하면서 세간법을 하찮게 여기는 그런 공부 를 지어가서는 안되겠습니다.
진속 이제의 올바른 분별을 통 해 원효성사의 세간과 출세간법을 아우르는, 진제와 속 제 사이를 자재하게 아우를 수 있는 무애행으로 표주박 을 두드리며 시장 바닥을 법당삼아 더덩실 춤출 수 있는 지 혜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임금과 백성, 빈부와 귀천, 생 사와 열반, 부처와 중생 세간법과 출세간법, 근본법과 방 편법을 자유롭게 오고가며, 한데 아우르며 운행할 수 있었던 옛 조사스님네들의 바람처럼 걸림없이 자유로 운 무애행을 말입니다.
글쓴이 : 법상스님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 양광모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졌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 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when a child is born (나지리노 OST) - Michael 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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