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0. 14:5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유마경
해탈은 중생의 마음속에
있다
모든 것이 시간에 따라 변하고 모든 것이
조건에 따라 변합니다.
모든 것이 위치에 따라 달리 드러나니 드러나는 것 가운데 항상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그것이랄 게 없어서 비었다고 합니다.
온갖 드러나고 알 수 있는 것들은 드러나기는 그렇게 드러나고
알기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정해진 모습이 없습니다.
만법이 비었다는 것조차 예외는 아닙니다.
비었다는 것조차 정해진 무엇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즈음에서 이러쿵저러쿵 가르고 나누는 분별은 어떠한 힘도
발휘하지 못 합니다.
비었다면 분별이 분명히 되는데 비었다는 것조차 비었다면
생각이 조금 위태로와집니다. 그런데 이 가물가물하게 분별만 돼도
그것마저 비었으니 참으로 생각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주 삼라만상 모든 것이 비고 비어 텅 비었는데, 이 텅
비었다는 것까지 비었다면
만법이 비었다는 것을 부정하여 원래대로 모든 것이 다 있는 쪽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까요?
차분한 마음으로 사유해보아도 드러나는 모든 것이
그것이랄 게 없습니다.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온 세상이 비었구나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었다는 것까지 빈 데 와서는 다시 모든 것이 있는 쪽으로 가자니
그런 게 아닌 것 같고, 비었다는 것도 비었다고 하니 빈 데도 마음을 둘 수가
없습니다.
불교는 허무주의를 확대 재생산하지 않습니다.
분별심이 머물 곳을 없애서 어리석음의 병을 치유할 뿐입니다.
분별하여 집착하려는 착각과 습관을 바로 잡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도 있는 것이니 이것을 치웠을 때는 어떻습니까?
죽었습니까?
그저 생각이 죽을 뿐입니다. 이것저것이랄 게 없지만 소리는 들리고 사물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꼬집으면 아픈 줄 알고 큰 소리에 저절로 흠칫 놀랍니다.
마음에 아무것도 의지하지 않을 때 이 모든 것이 살아꿈틀댐을 경험합니다.
드러나는 모든 것이 그것이랄 게 없지만 이 모든 것이 끊임없이 생성 변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온갖 의도나 헤아림을 놓아버렸을 때 진짜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맹렬히 깨어있는 것입니다. 본성이라고 하고 본래면목이니 참나니
표현을 하는 이것은 결코 허무주의라는 관념도 아니고 없다는 분별도 아닙니다.
그러나 허무주의라 하든 충만하다 하든 분별이라 하든 다르지 않는 하나의 본
성품입니다.
이것이 진실로 살아있는 텅 빔입니다.
의지하고 규정하고 이것이랄 게 없어 텅 빔이지만 이 텅 빔이 온갖 것으로
쉼 없이 드러나므로 살아있습니다. 온갖 환영과 같은 것이 끊임없이 생동합니다.
이것은 저 부처의 세계 혹은 이상 세계, 또는 완전한 깨달음의 저쪽 세계에 있는 게
아닙니다. 바로 지금 현재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렇게 모든 일이 생동하고 있습니다.
모양 없는 한 개의 본성이 온갖 것의 모습을 띄며 드러나 있습니다.
여기에 예외는 없습니다. 지금 당면한 중생의 세계, 지금 들끓고 있는 내 마음,
지금 일어나는 생각, 지금 울리는 시계 소리, 지금 돌아가고 있는 눈동자,
지금 움직이는 손가락, 지금 드러나는 이곳저곳의 모든 것이 멈춰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것이랄 게 없지만 끊임없이 움직임으로써 이것을
증명합니다.
바로 이 둘 없는 하나!
나도 이것이요, 나 아닌 것도 이것으로 하나인 세상.
모든 것이 다르기에 중생세계이지만, 그 모든 것이 다른 것이 아니기에 해탈
세계입니다.
"해탈은 모든 중생의 마음속에서 구해야
합니다....
그러니 모든 마구니(분별망상)와 모든 외도들(견해를 좋아하는 이들)이
나의 시자입니다. "---유마경
- 릴라님
心體光明 暗室中 有靑天
(심체광명
암실중 유청천)
念頭暗昧 白日下 生厲鬼
(염두암매 백일하 생려귀)
마음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밤 방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이 어두우면 밝은 대낮에도 악귀가 나타나리라.
마음
빈자리
그냥 그렇게 어디라도 가고 싶습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친구를 찾아가고 싶고
방포 바닷가에서 만난 박씨 할머니도 보고 싶고
첫사랑의 여인도 만나고 싶습니다
모두가 만나고픈 얼굴이기에
그냥 그렇게 찾아가고 싶은
마음 빈자리에
그리움만 채곡채곡 쌓입니다
어둠이 깔린 도로, 엷은 갈색 도시를
만들어 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아침을 열고 있습니다.
간밤에 보았던 당신의 귀여움을 꺼내어
형용할 수 없는 행복에 잠겨 바라본 아침은
청청한 기쁨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로댕의 연인,
까미유 끌로델을 닮은 당신,
오늘도 숨죽인 사랑입니다.
로댕의 고뇌,
절망을 경험하며 숨죽인 까미유의 사랑처럼
오늘, 그 사랑이 생각나는 까닭은
샘물같이 맑은 당신의 웃음이
아침 햇살을 닮았기 때문이랍니다.
♬ Ja Vais Seul Sur Ia Route(Alone on The Road) / Anna German
(안나 게르만 / 나 홀로 길을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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