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28. 20:2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문] 죄무자성종심기라고 하여, 죄란 본래 없다고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하면 안 된다’는 계율은 있으니,
계율을 어기는 것은 죄가 아닌가요?
[답] 그래서 불교에서는 근본법과 방편법이 있습니다
근본법에서 본다면 죄무자성종심기이지만, 죄의 성품이 공한 것이지만,
방편법에서 본다면 분명 죄는 있습니다.
또한 죄를 지으면 죄의 과보를 분명히 받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욕을 얻어먹으면 기분이 나쁩니다.
그러나 욕이라는 것은 사실 실체가 없어서 공해요. 그러니까 어떤 스승은
욕을 얻어먹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도 합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욕을 조금만 얻어먹어도 죽을 것처럼 괴롭기도 해요.
그 욕에 어떤 해석을 가하느냐에 따라 그 욕은 크게 괴로운 것도 되었다가,
아무것도 아닌 것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근본법에서 본다면 그 욕에는 잘못도 없고, 나쁜 것도 아니며,
실체가 없어서 공한 것입니다. 그러나 방편법에서 본다면
분명 우리는 욕을 얻어먹어서 괴롭습니다. 욕을 얻어먹어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라면 욕을 먹든 말든 상관 없겠지요.
다른 모든 덕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성적이 좋든 나쁘든, 유명해지든 아니든,
돈을 많이 벌든 가난해지든, 그것 자체에는 아무런 성품도 없어서 공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도, 가난해도, 성적이 나빠도
괴롭지 않고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부자와 성공을 꿈꿉니다. 공한줄 알면서도 추구합니다.
그래서 근본법에서 보면 모두가 공하지만, 방편법에서 보면
우리가 인과응보를 잘 지키고, 선하게 살고, 보시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성공과 실패, 칭찬과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삶과 죽음에서조차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근본법을 입에 담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도 못하면서 방편법을 무시한 채 근본법이 어떻다고 하면서
막행막식을 해서는 곤란하겠지요.
방편법을 무시하게 되면, 계율도 수행도 필요 없으며, 절도 1배가 3,000배인데
왜 힘들여 절을 하냐고 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방편과 본질의 조화와 중도가 수행자에게는 귀하고도 중합니다.
-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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