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1. 16:3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기도의 세 가지 요소/틱낫한 스님
‘기도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기독교와 가톨릭 신자,
불교도의 생각은 다를 것이다.
종교에 따라, 혹은 개개인의 주관에 따라
기도에 대한 정의와 형식은 달라진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기도를 하는 사람’
‘기도를 받는 대상’
‘기도의 결과를 받게 될 사람’,
이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어야
기도는 성립된다.
기도를 하는 사람은 ‘나’다.
기도를 받는 대상은 ‘신’ ‘초월적 존재’다.
기도의 결과를 받게 될 사람은
‘나’이거나 내 가족, 친구 같은 ‘제삼자’다.
내가 속한 조직, 국가
같은 사회 공동체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내 일신의 영달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아픈 부모와 자식을 위해 기도할 수도 있다.
헐벗고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두 손 모아 공손히,
어떤 이는 침묵 속에,
또 어떤 이는 눈물 흘리며 기도한다.
내용과 형식은 달라져도
기도의 세 가지 구성요소는 변함없다.
우리가 기도할 때
이 세 가지 요소를 명확히 인식하고,
자신이 원하는 의도를
분명히 그릴 수 있을 때
이미 기도의 절반은 이뤄진 것과 같다.
예를 들어, 허약한 딸의 건강을 위해
붓다에게 기도드린다고 해보자.
먼저, 기도하는 사람은 ‘자신’이며
기도를 받는 대상은 ‘붓다’,
기도의 결과를 받을 사람은
‘딸’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은 기도를 하는 목적이
‘딸의 건강이 회복되는 것’ 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하나의 의도를 가지고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면,
자신과 딸 사이에 기도의 에너지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기도하는 사람이
완전히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
집중과 통찰의 힘이 강해질수록
그 기도의 결과는 분명해질 것이다.
9월 / 헤세
정원이 슬퍼한다
꽃송이 속으로 빗방울이 차갑게 스며든다
임종을 향하여
여름이 가만히 몸을 움츠린다
높은 아카시아나무에서
잎이 황금빛으로 바래져 하나씩 떨어진다
죽어 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은 놀라고 지쳐 웃음 짓는다
여름은 아직도 장미 곁에
한참을 머물며 위안을 찾다가
그 크고 지친 눈을
조용히 감는다
지리산
매동마을
홀연히 어떤 이가 콧구멍이 없다 하는 말을
듣고
- 경허성우(鏡虛惺牛, 1846~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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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덕전등록』에 나오는 이견왕과 바라제 존자의 대화
바라제 존자가 불교에 대하여 부정적인 남천축의 이견왕을
교화하기 위하여 찾아가자 이견왕이 물었다.
“어떠한 것이 부처입니까?”
존자가 대답하기를 “견성을 하면 부처입니다.”
“대사는 견성하셨습니까?”
“나는 불성을 보았습니다.”
“성품이 어느 곳에 있습니까?”
“작용하는데 있습니다.”
“무엇이 작용이기에 나는 지금 보지 못합니까?”
“지금도 작용을 하건마는 왕이 스스로 보지 못합니다.”
왕이 묻기를, “그러면 나에게도 있습니까?”
존자 답하기를, “왕이 만일 작용을 하시면 불성 아님이 없거니와
왕이 만일 작용하지 않으시면 체(體)도 또한 보기가 어렵습니다.”
- 경허대사와 5대 제자(김성우 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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