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연기와 사회성|********@불교와수학@

2016. 11. 20. 14:41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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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연기와 사회성

개미 일정수 모이면 집단행동 하듯
개체 생명의지‘자기조직화’창발
“보살의 자비심 온누리에 비친다”

불교의 연기사상은 모든 현상의 여러 요소가 상호영향을 주고 받으며 나타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특히 인간과 사회의 관계는 상호적이며 따라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경구도 연기의 이(理)로써 설명된다.

인간이 만든 사회이지만 그것이 형성되면 그 안의 여러 제도, 습관 등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낱낱이의 인간의 행동 또한 사회성을 규정한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을 고립적으로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 사실은 사회적인 행동을 취하는 개미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미를 한 두 마리씩 집어서 다른 곳에 옮기면 처음엔 시들시들하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수를 하나씩 늘리면서 어느 일정한 수에 도달하면 갑자기 전체적으로 통일된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한 마리, 한 마리의 개미가 모여 사회가 만들어지면 사회가 낱낱의 개미 행동을 제약하는 것이다. 낱낱의 개미와 개미사회 전체 사이에는 상호관계가 있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두고 복잡성의 과학에서는 개미사회의 집단적 행동의 ‘자기조직화’라고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혼돈의 상황에서 스스로 질서와 구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전에 없었던 일이 나타나는 것을 창발(Emergent)이라고 한다. 물이 온도에 따라 수증기 또는 얼음으로 변하는 것도 그 보기이다. 개미가 일정한 수에 이르면 자기조직화가 창발되는 것이다.

이 사실은 인간의 마을, 기업, 사회에서도 나타난다. 불교적인 말로 표현하면 사회의 구성원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연기의 이(理)가 작동하여 그 환경에 어울리는 적당한 조직을 만든다.

저마다 생물에게는 어떤 환경 속에서도 한 치라도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힘쓰는 생명력이 있다. 낱낱의 구성원이 모여 사회를 형성케되면 사회는 단순한 여러 구성원(個)의 모임이 아니라 저마다 개체가 지니는 생명의지가 발동하여 집단으로서의 생명의지를 갖게 된다. 그것은 단순한 개체의지의 산술적인 총합은 아니며 자기조직화 이전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생명의지가 창발되는 것이다. 많은 구성원을 지니는 기업, 사회, 나라가 어느 순간부터 번영할 수 있고, 그 반대로 쇠퇴해 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역사는 그런 기록으로 가득차 있다. 위기가 몰아닥칠 때 구성원들이 자각하여 조직에 새로운 생명의지가 일어나 활력이 창발된다.

로마가 쇠퇴기에 돌입했을 때 오랜 풍요로운 생활로 로마 시민 사이에 나태한 기운이 창발된 것이다. 바람직한 것은 적극적으로 ‘개(個)’의 바람이 자기조직화되는 것이다. 그것이 건전한 중생의 마음으로, 보살의 자비심으로 발할 때이다.

지난호의 이 난에서는 사회, 민족의 원형에 대해서 설명했다. 원형은 사회, 집단의 성격이며 그것을 사회, 조직은 보다 좋은 상태로 유지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처음 가족단위 정도로 흩어져 살고 있던 원시인들이 하나씩 모여 조직화될 때 해당사회의 자기조직화 움직임이 창발되며, 이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것이 원형이다. 동물이니 곤충 사회의 원형은 조직을 기능적으로 유지, 보존하기 위한 집단 행동의 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넓게 생각한다면 인간사회의 원형 역시 사회를 효과적으로 유지·보전하기 위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인간 사회와 동물원형의 다름은 인간사회의 원형에는 강한 윤리적 바람이 있다. 인간사회는 단순히 재물만으로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인간은 밥만 먹고 살지 못한다. 인간의 종을 유지보존하는 것은 보다 높은 차원의 정신성이다’. 높은 윤리성, 특히 자비와 사랑… 등으로 사회를 차원 높은 곳으로 이끌어 간다.

불교에서 말하는 ‘보살이 발한 자비의 마음은 온누리에 비친다’는 뜻은 중생(사회구성원)의 집단무의식 속에 윤리성이 형성된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불성이 있는 것처럼 이들 집단에도 자기조직화가 진행되면서 집단의 본성, 곧 보살의 마음이 나타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중생의 특성이 자각됨으로써 보살의 자비의 마음이 발하고, 중생이 병들 때 보살도 병드는 것이다.

 

나는 곧 당신입니다. 


'일심동체?' 알몸을 합성해 묘한 아름다움을 창조한 사진 예술


나는 곧 당신입니다 나는 곧 당신입니다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진 바로 당신입니다 나는 곧 당신입니다 언제나 따스하게 다가서는 당신의 마음입니다 나는 곧 당신입니다 옆구리 시려 가슴 파고드는 당신의 육체입니다. 더없이 깊어지고 더없이 편해짐은 우린 처음부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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