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와 우주팽창 |…… 강병균 교수

2017. 1. 30. 20: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728x90



윤회와 우주팽창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미국 아이 제임스가 엄마에게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마미, 큰일 났어요! 우주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데요.” 엄마가 말했다. “우주팽창이 너하고 무슨 관계가 있니? 제~임스! 너 지금 숙제를 안 하고 있구나. 넌 지금 녹스빌에 있잖니. 녹스빌은 팽창하고 있지 않다. 그러니 어서 침대에서 일어나 마저 숙제를 하렴.”


지옥과 천국으로 환생하는 6도윤회가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렇다면 왜 도를 닦아야 합니까? 또, 착한 일은 왜 해야 합니까?” 윤회는 당신이 죽은 다음의 일이다. 윤회가 없다 해도,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당신은 지금 여기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일이다. 윤회가 있건 없건, 사람들이 서로 돕고 사랑하면 지구촌은 천국이 될 것이고, 서로 해치고 미워하면 지구촌은 지옥이 될 것이다. 인간이 서로 돕고 사는 것은 조상들이 물려준 위대한 정신유산이다. (전쟁이 일어나고 흉악범죄도 일어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인간이 서로 돕고 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비좁은 지구에 어떻게 73억 인구가 살 수 있겠는가? 당신은 세계인구의 평균임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다른 종교인들은 왜 열심히 사는가? 왜 선행을 하는가? 그들의 신이나 당신의 윤회나 둘 중의 하나는 가짜가 아닌가. 인간은, 가짜로도 열심히 사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 ‘한때 소중하기 이를 데 없었던 가짜’가 사라진다고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부연하자면, 가짜로도 열심히 살았는데 어찌 진짜로도 열심히 못 살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신앙을 버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람이 가짜로도 열심히 사는 것은 사람에게는 종교와 관련이 없는, 종교가 나타나기 오래 전부터 인간 마음에 심어지고 길러진, 인간 본연의 선한 품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걸 맹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불렀다. 물론 맹자는 윤회와 귀신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그 선한 성품을 거스르면 스스로 불행해진다. 필경, 이게 진실이다.


따라서 ‘윤회가 참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문제이지, 윤회가 없다고 해서 도를 닦고 선행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100년 후에 죽기로 예정되어 있다고, 오늘 자신의 갈증과 기아와 추위를 방치하겠는가. 인간의 평균수명은 100년이 채 안 된다. 그러니 매순간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사형수가 사형장으로 끌려가다가 물웅덩이를 만나자 피해갔다. 간수가 물었다. “조금 뒤면 죽을 텐데 웅덩이는 뭐 하러 피합니까?” 그가 대답했다. “사형장까지의 거리에 길고 짧은 차이가 있을 뿐, 사람은 누구나 사형장으로 걸어가는 사형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오늘을 허투루 삽니까? 사형을 당하는 것은 남의 뜻이지만, 웅덩이를 피하는 것은 내 뜻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남아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다들 죽는 날까지 그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지 않습니까?

신이 있건 없건, 통속적인 6도윤회(六道輪回)가 있건 없건!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이기철

내 걸어온 길 되돌아보며

나로 하여 슬퍼진 사람에게 사죄합니다

내 밟고 온 길

발에 밟힌 풀벌레에게 사죄합니다

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내 작은 앎 크게 전하지 못한 교실에

내 짧은 지식 신념 없는 말로 강요한

학생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하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도 심지 않고

풀꽃의 향기로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저 많은 햇빛 공으로 쏘이면서도

그 햇빛에 고마워하지 않은 일

사죄합니다

살면서 사죄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시집『가장 따뜻한 책』 (민음사, 2005)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