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 현정선원

2018. 6. 30. 15:5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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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제 마음, 제 집사람 마음이 다 각기 있는데

전부 한마음뿐이라 하시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답]마음이 하나라고 하거나, 마음이 전부 제각각이라고 하거나

그게 전부 한마음이 변해 나타나는 거요.

마음은 하나니 여럿이니, 혹은 있니 없니 따위의 일체의 논의(論議) 밖이오.

본래 마음은 허공 같아서 아무 자취가 없소. 그런데 그게 인연에 감응해서

나타나면 그때 비로소 마음이 하나니 여럿이니, 마음이니 물질이니

하는 따위의 논의가 시작되는 거요.

하지만 근본 마음을 얻은 사람은 그러한 숱한 논의를 하면서도

그 모든 것이 한 마음을 여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름과 형상이 전부 제각각 다르게 보이고 들려도 그게 모두

한 바탕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소. 그래서 ‘마음뿐’이라고 하는 거요.

마음뿐이오. 그럼 다른 모든 것은 없는 거요. 그게 진실이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혹한 중생의 눈에는 ‘다른 모든 것’이 실제로

있는 것이고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되어 버렸소.

마음이 없으면 그 ‘다른 모든 것’이 나투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까맣

모르고 있는 거요. 꿈을 꿀 때 그 꿈을 펼치는 본체는 나타나지 않소.

그럼 어떻게 나타나는가? 모든 이름과 형상과 뜻으로 나타나는 거요.

그게 한바탕 꿈이오. 그와 같이 그 본체 즉 본래 성품은 모습이 없기

때문에 꿈속에서처럼 제가 짓는 대로 이름과 형상으로 드러나는 거요.

그러니 본래 마음이 변해 나투어진 이름과 형상이 전부 실제가 아닌

빈 이름이요 빈 형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꿰뚫어 안다면,

새삼스레 좋다고 취하고 싫다고 내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거요.

 온갖 이런 것, 온갖 저런 것은 전부 마음으로 억지로 분별해 놓은

것일 뿐, 근본은 전부 같은 한 바탕이라 소리요.

꿈속에 나타나는 모든 이름과 형상, 상황들이 전부 제 마음이 지어

나툰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소?

지금 목전(目前)에 전개된 모든 삼라만상 일체가 전부 그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거요.

그래서 밤에는 눈을 감고 꿈을 꾸고,

낮에는 눈을 뜨고 꿈을 꾼다 소리를 하는 거요.

 

- 현정선원법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