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베는 것/승조
2018. 9. 2. 13:1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시 [禪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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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大元無主 五蘊本來空
將頭臨白刃 恰似斬春風
‘사대(四大)란 애초 주인이 없는 것이요,
오온은 본디 공한데
하얀 칼날로 목을 치는 것쯤이야
한낱 봄바람을 베는 것에 불과하리라
31세의 짧지만 활화산 같은 삶을 살았던 희대의 천재 승조.
그가 세상을 뜨고 600년 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1004년)은
그의 죽음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황제가 반야에 통달한 그를 등용하고자 수차례 불렀으나
승조는 한사코 벼슬길을 거부했다는 것.
황제의 명을 어긴 죄로 사형선고를 받게 된 승조는 일주일의 시간을 얻어
‘보장론(寶藏論)’을 완성한 후 하얀 칼날 앞에 스러져갔다는 얘기다.
냉철한 시대인식과 사명감으로 스스로를 칼날 위에 세웠던 승조,
승조의 논문을 묶은 ‘조론(肇論)’에는
그가 죽음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게송은 위와 같다.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에 계실 때
선생(善生)에게 말씀하셨다.
"나쁜 친구를 가까이 하면 여섯 가지 손해가 있느니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속이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으슥한 곳을 좋아하며,
착한 사람들을 꾀임에 떨어뜨리고,
남의 재산을 엿보며,
항상 이익만을 획책하고,
남의 허물을 자랑스럽게 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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