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이것이다 / 릴라님

2019. 5. 18. 08:2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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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이것이다

모든 것은 이것이다 / 릴라님

모든 것은 이것입니다. 보이는 모든 것, 들리는 모든 것, 생각하는 모든 것,

느끼는 모든 것뿐만 아니라, 그 아닌 모든 것까지 바로 이것입니다.

눈으로 드러나는 현상세계를 분별해서 보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 많은 형상들을 알고 이해하고 찾아보더라도 우리 생애 동안 끝나지

않습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알고 이해하고 찾더라도 끝이 없으며, 항상 새로운

형상들이 생겨납니다. 들리는 것,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양으로 드러나는 것은 언제나 새롭게 드러나며 그것은 또 다른 것들로 계속 대체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모양, 계속하여 새롭게 나타나는 모양의 근원은 똑같습니다.

이 세상 만물은 모두 바로 지금 이 순간 일어난 분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밖에서 오는 분별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내가 서있는 존재의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이 발현됩니다. 만물은 이렇게 창조됩니다. 모든 것은 이렇게 드러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사실은 새롭게 창조된 사실이 아닙니다. 이것을 깨달은 사람은 자신이 고안해낸

이치를 새롭게 펼쳐 보인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이란 창조가 아닙니다.

깨달음이란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눈을 뜨는 일입니다. 모든 것이 이것이라는 사실은

원래 그러한 것이어서 그래서 도(道)라고 마지못해 이름 붙인 것입니다.

이 세상이 원래 이렇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비로소 확인하게 되는 깨어남입니다.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이렇게 창조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모든 것인 바로 여기에서

그것이 됩니다. 말은 말이 되는 여기에서 모든 말이 나오고, 색깔은 색깔이 되는

여기에서 모든 색깔이 나오고, 형태는 형태가 되는 바로 여기에서 모든 형태가 나오고,

감정은 감정으로 화하는 여기에서 모든 감정이 됩니다.

말과 색깔과 형태와 감정은 모두 다르게 분화한 것이지만 이것의 여기는 모두가 똑같습니다.

이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말이 말이 되는 여기입니다.

이 사실을 몸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말에 긍정하기보다는 진정 그러한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 보았다면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정을 하더라도 부정이 바로 지금 이것을 벗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온갖 말을 하더라도 그런 말이 따로 있지 않고, 온갖 사물을 보더라도 본질은

사물이 없으며, 온갖 경험을 하더라도 본래는 아무런 경험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외가 없습니다. 내가 행하는 모든 행위, 내가 추구하는 모든 대상,

내가 무언가를 이루려는 의지조차 본래는 바로 이것입니다.

이 사실을 분명히 보고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도를 깨닫고 도에 합하는 일이지

다른 깨달음, 다른 도라는 것은 자기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이대로의 사실을 명백히 깨닫고 아무 일이 없어지는 것이 진정 깨닫고

깨어나는 일이지 다른 길은 모든 꿈속에서 꿈 깨는 꿈을 꾸는 일입니다.

바로 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것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조금이라도 얻으려는

특별한 도가 있다면 그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일어난 한 생각일 뿐

진실로 그러한 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모, 든, 것입니다.







김광석 - 1998 부치지않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