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행복이란? / 릴라님

2019. 7. 13. 18:5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신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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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행복이란 / 리라님



꿈같고 허깨비 같고 헛꽃 같은데 어찌 애써 잡으려 하는가?
夢幻空華 何勞把捉
-신심명

누구나가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들의 수많은 시도는 행복한

삶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참된 행복인가, 내가 지금까지 시도해온 행복을 위한 몸짓이

참된 행복을 가져오는가에 대해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선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것이 행복이라고 여기곤 합니다.

더해서 기쁨이라든가 즐거움, 만족과 같은 긍정적인 경계를 경험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깁니다. 이런 행복감은 원하는 물건을 얻는다거나, 원하는 사람을 만난다거나,

원하는 일을 이루거나, 원하는 삶의 환경을 만들거나 아니면 자기가 의지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경험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경험적 앎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는 패턴을 만들어 냅니다.

어느 순간 목표는 사라지고 추구하는 마음만 남아 계속 무언가를 습관적으로 해야 할 것 같고,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 좌절하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이라는 것이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게 진정한

행복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질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 있기 때문에 행복한가?

내가 원하는 곳에 없기 때문에 불행한가?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한가?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한가?

내가 원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못해서 불행한가?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한가?

내가 원하는 만큼의 재산이 없어서 불행한가?

지금 행복하다면 무엇 때문에 행복한 것인지, 지금 불행하다면 무엇 때문에 불행한 것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통해 '무엇'때문에 행복하고,

'무엇'때문에 불행한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행복도 아니고 진정한 불행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떤 조건이라는 것은 언제나 무상한 것이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건은 순간순간 우리들의 분별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분별로 드러난 것들은 그것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조건에 따라 행복의 요소가 되기도 하고 불행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분별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은 진실로 정해진 무엇이 아닙니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나의 지식과 기억과 경험과 감각의

민감도와 감정의 반응 패턴 등등을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사람에 따라 행복이

되기도 하고 버거운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일이 영원히 행복을 유지해 주지 않으며,

오히려 불행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감정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인지하고 있는 것, 느끼는 것, 여러 가지 감각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일어나기는 일어나지만, 본질적으로 텅 빈 것이란 사실입니다.

비록 행복이라고 할지라도 이것은 정해진 무엇도 아니고, 언제나 그런 것도 아니며,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는 환상과 같은 것입니다.

환상 속에서 행복감으로 살아갈 수 있고, 불행감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엄연한 것은 그것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조건적인

행복이라면 그것이 나에게는 버릴 수 없는 행복일지라도 꿈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꿈의 세계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노력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행복을 얻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이 행복이 어젯밤 꿈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이 꿈의 세계를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해 사람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관계 형성을 좋게

맺는 공부를 하고, 사회와 역사, 정치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꿈의 세계이지만 행복하고 정의롭고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허공성의 토대 위에 환상처럼 드러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꿈속의 지식과 처세를 배워서 원하는 삶을 살더라도 그것은 가변적이며

내 뜻대로 완전하게 통제할 수 없습니다.

원하는 삶을 100퍼센트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임시적인 것이니 임시적인

행복으로 보고 임시적인 불행으로 보며, 노력을 통해 원하는 것을 이루더라도 임시적인

것으로 보고, 실패하더라도 임시적인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볼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됩니다.

완전한 행복이란 꿈의 세계의 내용물에 있지 않습니다. 완전한 행복이란 내가 바라던

행복 또한 꿈처럼 볼 수 있을 때 가능해집니다. 행복이라는 것도 마음에 남아있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한 것이고 행복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여전히 내 삶의 행복과 불행을 따지고만 있다면, 이것이 곧 불행입니다.

불행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무상한 꿈 속에서 참된 것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불행한 것입니다. 마음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을 초월한

일없음이 진정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전히 자기가 살고 있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이 어떤 얼굴인지 판단하고 흉한

얼굴이라면서 갖가지 방법으로 성형수술하고 있다면, 그 순간은 편안할 수 있지만

영원한 행복을 담보해주지 않습니다. 물론 때에 따라 세속적인 능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지만 그것이 완전한 행복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허공과 같은 마음이 언제나 왕의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이것만이 절대성입니다.

이것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부여하고 나서 나머지 일을 보라는 것입니다.

나의 소망과 바람이 이것보다 앞서거나 여전히 동등한 권력을 차지하려고 한다면

내면의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존재, 나의 바람이 이것 아래에 항복하지

않는다면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아직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잠시 쉬거나 갖가지 임시적인 방법으로 우회하더라도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