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4. 15:19ㆍ일반/금융·경제·사회
- 화물연대, 그들은 왜 십 수 년 째 같은 주장 펼칠까
-[월요경제학] 성과연봉제에 대한 생각
댄 애리얼리라는 젊고 천재적인 경제학자
지금 듀크대학 교수인데 67년생이에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엄청난 업적을 쌓았을까
부럽기도 하고요. 댄 애리얼리는 과거에 소개해드렸던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비슷한 경로를 밟았습니다.
대니얼 카너먼도 심리학 전공이었는데 나중에 경제학으로 전향을 해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죠.
애리얼리도 원래 심리학자였어
그런데 대니얼 카너먼의 권유를 받아서 행동경제학자로 전향을 한 사람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애리얼리의 경제학 내용은 성과급에 관한 내용인데요.
대략적 내용은 이 분의 책<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의
초반에 소개되는데 먼저 전제를 하면
사람이 매우 합리적이고 정직하고 이렇게 생각을 안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이기적이고 합리적으로 보는데
애리얼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합리성, 이성이 경제를 움직이는게 아니고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고 표현을 하는 겁니다.
책에 나오는 실험이 설명하기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조선 비즈에 쉽게 설명된 실험이 있어
애리얼리가 이스라엘 인텔 반도체 공장에 가서 직원을 3개 그룹으로 나눠
각자 다른 내옹의 이메일을 전송해
1번 그룹-오늘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으면 30달러를 드릴게요
2번 그룹-오늘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으면 피자 한판 드릴게요
3번 그룹-오늘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으면 직속 상사로부터 격려메시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3개그룹중에 어느 그룹이 좋은 실적을 내었을까 조사를 해보는 거에요.
지금까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30달러 현금받기로 한 그룹의 생산성이 좋을 거 같죠.
그런데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가장 생산성이 좋은 건 2번 그룹이었어요.
피자를 받기로 한 그룹이 제일 열심히 한겁니다.
평소보다 6.7% 나아졌습니다.
칭찬을 받기로 한 3번째 그룹이 그와 비슷한 6.6% 상승해
반면에 30달러 받기로 한 그룹의 생산성은 4.9%에 그쳐서
3그룹중 가장 낮았습니다.
어쨌든 3그룹 다 목표를 초과달성했으니까
약속대로 보상을 줘요.
피자도 받고, 30달러도 받고, 칭찬도 받고요....
그런데 첫날은 이런데 여러날 반복하는 실험을 해 굉장히 이상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다음날 똑같은 실험을 다시 해봤는데
이번에는 30달러를 받기로 한 그룹과 피자를 받기로 한그룹의
생산성이 뚝 떨어집니다.
30달러를 받기로 한 그룹의 생산성은 13.2% 떨어집니다.
피자를 받기로 한 그룹은 5.7% 낮아집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그렇습니다.
그래서 5주동안 직원들을 관찰해보면
현금 30달러를 받는 그룹의 생산성은 오히려 6.5% 하락합니다.
피자를 받은 그룹은 2.1% 하락하고
생산성을 높이면 보상을 해주겠다하였더니 오히려 생산성이 거꾸로 나온거죠.
반면에 칭찬해주겠다는 그룹은 생산성이 조금 올라요.
0.64% 오릅니다. 많이 오른 건 아니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땡전 한푼 안쓰고
0.64% 향상되었으니까 득템한 셈인거죠.
애리얼리가 이거 실험을 하면서 어떻게 설명하냐면
대부분 기업들이 성과급을 주면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라고
막연하게 착각을 한다.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안그렇다는 거에요.
애리얼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금전적 보상은 동기부여요인이기는 한데
동시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서 내가 당신한테 10분안에 나를 웃기면 10만달러를 주겠다.
라고 제안을 했다고 하자.
그런 제안을 받은 당신이 10분동안 뭘하겠느냐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트레스만 잔뜩 쌓일 것이다.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기위해서 애를 태우는 것보다
차라리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줘라.
이런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러니까 성과연봉제를 한번 생각해보십시요.
매 반년마다 성과를 측정해서 연봉을 새로 책정하겠다는 거죠.
그러면 노동자들이 와 잘해야 되겠다.
내 능력을 십분 발휘해야지 이렇게 되겠습니까.
아니면 오! 어떡하지 어떻게 하면 연봉이 안깎이지 이러면서 스트레스가 될까요.
애리얼리의 이야기는 후자라는 겁니다.
또 한가지 여기서부터 조금 귀담아 들을 이야기입니다.
애리얼리는 성과급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성과급이라는 건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당신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아
이걸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전제를 하면
직원들을 깔보는 걸 기본 전제로 하는 거죠.
직원들을 믿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불신이 일의 효율을 굉장히 떨어뜨린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람이 그렇지 않습니까!
내가 신뢰받는다고 생각할 때
칭찬을 받을 때 훨씬 일을 더 잘하는거에요.
그런데 너 일 더 잘하면 돈 더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버리면
듣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회사는 내가
최선을 다 안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그러니까 돈으로 미끼를 걸어서 나보고 더 열심히 일을 하라고 하는거구나
이런 불신을 갖게된다는 거죠.
이러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세번째 이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애리얼리가 또 다른 실험을 하는데
벨기에 대형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들한테
18600원(15유로)를 주고 일을 더 열심히 하는지를 지켜봤습니다.
그러니가 15유로를 받는 사람들이 물론 열심히 더 일을 하기는 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성과급을 15유로를 주고 계산을 해봤더니
1인당 영업실적이 얼마씩 늘었느냐
5유로씩 밖에 안늘었다는 겁니다.
회사입장에사서는 손해를 본거죠.
일은 5유로어치를 더했는데 성과급은 15유로나 나가버린거에요.
그래서 이번엔 어떻게 했느냐.
다른 영업사원들한테 똑같이 15유로를 줍니다.
그런데 그돈을 15유로를 주는데 이 돈은 너를 위해서는 못쓴다.
니 동료들한테 선물을 사는데 쓰도록만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제한을 걸어놔
이랬더니 직원들 생산성이 얼마나 늘어났느냐.
17유로어치 늘어났다는 거에요.
신기한 일이죠.
왜 그러냐면
사람들이 이렇다는 겁니다.
와 이거 열심히 일하면 내가 15유로를 더 받아 이때보다
와 내가 열심히 일하면 평소 내가 좋아하는 동료들한테 선물을 사줄 수 있어
이런 기대감이 생기면 더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
애리얼리가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기업들은 보통 동료애, 책임감, 헌신 이런 걸 굉장히 낮게 평가를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돈보다도 동료에 대한 사랑, 믿음, 책임감, 헌신, 칭찬 이런게
훨씬 더 사람들의 노동을 가치있게 만든다.
해석을 해요.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실험을 해보면
애리얼리의 주장은
노동자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믿을때
여러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을때
훨씬 더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애리얼리는 표현을 합니다.
우리로 돌아와서
공기업, 공공기관 성과 연봉제를 애리얼리의 관점으로 보겠습니다.
성과연봉제, 동료들을 제쳐라. 상대평가하겠다.
이 가치 자체가 애리얼리의 관점에서 보면 황당한 소리인겁니다.
돈을 더 준다고 꼬셔봐야 스트레스만 되지 동기가 안된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를 제거해줘야 오히려 일을 잘하는거죠.
거기다가 노동자들을 부품화시켜.
애리얼리가 강조하는 동료애, 믿음, 책임감, 헌신 이런 걸 박살을 내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다가 공기업 노동자들에게
너희는 사회의 공익적 가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희는 돈을 더 중시하는 기계야 주입하고 있는것
이러면 효율이 올라갈가요.
애리얼리의 개념으로는 절대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사회적 가치가 깨지죠.
노동자들응 부품화되죠.
우리 공적 영역은 더망가지죠.
동료애는 박살이 납니다.
애리얼리가 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겠습니다.
기업들은 흔히 동료애나 책임감, 헌신 이런 사회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한다.
사람은 노동자라는 존재는 돈다발을 들고
돈 더줄게 일 열심히 해 한다고
더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너는 최선을 다 안하고 있어 질타한다고
효율적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동료애, 사회적 책임감, 헌신, 함께 일하는 기쁨
이런 걸 안겨줄 때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는거죠.
이명박근혜정부가 공공기관의 파업을 막겠다면서
정부가 참으로 비열한 짓들을 거듭해가면서
노동자들끼리의 갈등을 부추기거든요.
그리고 동료애를 다깎아가면서요.
이건 결국 세상이 망하는 헬조선의게이트를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의 업무 효율을 비상식적으로 깎을 것이고ㅓ
한국의 공적 영역 파괴라는 엄청난 결과를 낳을 겁니다.
부디 비이성적인 성과연봉제 광풍이 멈추기를 바라면서
성과연봉제라는 것이 경제학적으로 얼마나 비효율적인가를 살펴봐
[경제 구루에게 묻다]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 "시장 왜곡하는 은행가들이 나오는 이유는…"
"사람들의 비이성적이고 멍청한 결정은 예측 가능"
"재미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세율에 민감할 것"
"페이스북도 2~3일에 한 번 접속…연구에 공들여"
박정현 기자
입력 2011.05.12 10:16
"세금을 올리면 일을 안 한다고요?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죠."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Ariely) 미국 듀크대 교수는 최근 세금 인상과 근로자의 심리에 관한 실험에 한창이다.
정통경제학은 세율이 인상되면 사람들이 노동의지를 잃어 일을 안 하고 소비를 줄인다고 본다. 그러나 애리얼리 교수는 세율을 인상해도 "신나는 일을 하는 사람과 지겨운 일을 하는 사람의 경제적 선택이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세금이 올라도 큰 불평 없이 계속 근로할 것이란 얘기다.
이처럼 정통경제학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시작됐다.
합리적인 근로자는 세금이 오르면 일을 그만두는 게 맞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은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최적의 효율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본다.
다만 애리얼리 교수는 이 "비이성적이고 멍청한 결정"은 예측 가능하며 경제학적 관점에서 좋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두 번째 책 'The Upside of Irrationality(번역서 제목 : 경제 심리학)'은 있는 그대로 번역하면 '비합리성의 좋은 점'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경제 심리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는 조선비즈 창간 1주년을 기념한 인터뷰에서 사진과 함께 직접 녹음한 답변을 보내왔다.
조선비즈(chosunbiz.com) 창간 1주년 특별 인터뷰를 위해 이메일로 연락하자, 애리얼리 교수는 독특하게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직접 녹음해 파일로 보내왔다.
-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을 파악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사람은 완벽하게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 경제이론은 사람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전제했다. 사람을 너무 믿은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실제로 경제적 선택을 내리게 되는 심리를 이해하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정책 결정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행동경제학의 목표는 전통적 경제학이 주장하는 이론들이 어떻게 위험한 금융위기를 일으켰는지, 왜 우리가 예상 밖의 행동을 하면서 길을 잃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 그렇다면 전통적 의미의 시장경제는 실패한 것인가.
"시장경제가 실패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가 시장을 지나치게 믿었기 때문에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이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끝없이 빚을 지게 내버려뒀다. 합리적 수준을 벗어난 행동이 위기를 가져온 것이다."
- 지난해 한국에서 당신의 두 번째 책 '경제심리학'이 출판됐다. 첫 번째 책 '상식 밖의 경제학'과 어떻게 다른가.
"'상식 밖의 경제학'은 사람들이 소비자로서 돈과 관련된 선택을 할 때 범하는 비합리적 실수를 다뤘다. 두 번째 책인 '경제심리학'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눴다. 1부에서는 사회생활에서 우리가 범하는 비이성적 행동을 다뤘다. 업무 성과, 연봉, 마감 그리고 이 가운데 사람의 동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2부에선 각 개인이 사소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우리가 주변 환경에 얼마나 쉽게 적응하는지를 소개했다."
- 성과와 보수의 개념이 왜 중요한가.
"실제로 직원들의 동기, 목적을 이해한다면 인력을 더 잘 다룰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일할 때 돈이 가장 우선순위가 아닐 때가 잦다. 그러나 경영자들은 직원이 단지 돈을 위해서만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업무의 성과가 돈과 직결되는 보수 시스템을 마련한다. 그러면 직원들이 순전히 돈을 위해서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고, 이 때문에 엄청난 연봉을 받으면서 시장을 왜곡하는 은행가들이 나오는 것이다."
애리얼리 교수는 돈이 우선순위가 아닌 예로 미국 인터넷 의류판매사 '자포스(Zappos)'를 소개했다.
"자포스는 신입 직원을 뽑으면서 열흘 동안 교육했다. 10일 후 자포스사는 신입 직원들에게 회사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3000달러를 줄 테니 회사를 떠날 것을 제안했다. 자포스사는 회사에 충성심 있게 매진하지 않을 직원들을 돈을 주고서라도 사전에 가려내려고 했던 것이다. 3000달러를 받지 않고 회사에 남은 사람들은 이 회사에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업무에서 진심으로 보람을 찾을 것이며 이 회사는 더 잘 경영될 것이다."
- 요즘 가장 흥미있게 연구하는 사례는 무엇인가.
"최근 미국의 세금 체계를 주의 깊게 보고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세율이 높아지면 사람들이 노동에 흥미를 잃어서 일을 관둔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사람이 자신의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세금을 어떤 개념으로 보는지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일을 좋아하면 세금이 조금 올라가도 계속 일할 동기가 있다. 정말 재미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세율에 민감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정부가 세금을 '훔쳐가는 걸'로 생각한다면 세율이 오르는 것을 싫어하겠지만, 세금을 '사회 환원'으로 생각한다면 싫어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한 달에 100만원 월급을 받고 이 중 50만원을 세금으로 내는 것과 처음부터 한 달에 15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 것과 느낌이 다르지 않겠나. "
'경제 심리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는 조선비즈 창간 1주년을 기념한 인터뷰에서 사진과 함께 직접 녹음한 답변을 보내왔다.
애리얼리 교수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실험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듀크대에서 자신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실험을 소개했다.
“두 개의 동일한 수업이 있다. 1교시 학생들은 수업 중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했고, 2교시에는 수업용으로 컴퓨터를 쓰도록 허락했다. 다만 개인 용도로 쓰지 말도록 당부했고 2교시 학생들도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들은 강의 도중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등 개인 용도로 컴퓨터를 쓰기 시작했다. 이들의 학업 성적이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
답변지를 받고 일주일 후 이뤄진 통화에서 애리얼리 교수는 “점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예상치 못했던 행동을 발견했다”고 들뜬 목소리로 전했다.
“컴퓨터 사용을 허용한 강의의 학생들이 처음의 약속을 어기고 강의 도중 개인 용도로 컴퓨터를 쓰면서 이것이 성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약속을 어기는 행동은 강의 밖에서도 이어졌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기말고사 때 재택 시험(take home exam) 형식으로 평가했는데, 시험지를 집에 가져가면 인터넷을 참고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2교시 학생들은 이런 기본적인 규정을 어겼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조금씩 규정을 어기던 버릇이 중대한 불복종을 가져온 것이다.”
- 주로 실험을 시작할 때의 가설과 결론이 부합하는가.
"큰 맥락에서는 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작은 부분에서 새로운 그림을 발견한다. 실험을 하면 할수록 가설이 더 깊어지고 복잡해진다."
추가 질문을 위해 연락했더니 그는 자정에 회의를 마치면 통화하자고 했다. 일요일 밤이었다.
- 정말 바빠 보인다.
"나는 잠을 별로 안 자서 항상 피곤하다. 커피를 달고 산다. 오늘 하루 일정만 봐도 그렇다. 아침 일찍 학생들과 회의, 오전에 강의 종강을 하고 점심때 워싱턴D.C로 날아왔다.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저녁에 뉴욕으로 비행기를 타고 간다. 내일 아침 일찍 또 다른 강연이 있다."
- 이렇게 바쁜데 당신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생산성이 좋다고 생각한다.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편이랄까. 페이스북도 2~3일에 한 번 접속하고 이메일도 하루에 한 번 정도만 확인한다. 또 진행 중인 연구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편이다."
-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마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왜 그런가.
"페이스북의 예를 들어보자. 일과 과제의 관점에서 보면 페이스북은 매우 방해가 될 수 있다. 당장 오락에 대한 유혹이 장기적인 업무에 대한 집중력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다이어트, 운동, 약을 복용하는 것도 모두 그렇다. 사람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존재다. 그런데 위의 사례처럼 바로 눈앞에 유혹이 존재하는데 수업에 완전히 집중하리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그렇지 않다. 이런 유혹을 끊기 위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기다리는 외부적인 규범을 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감은 일종의 규범이라고 볼 수 있다."
- 마감의 개념을 기업 경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기업들이 사람은 게으르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인력관리나 제품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게으르다는 것을 안다면 사내 달력을 어떻게 만들겠는가. 또 사람들이 건강하게 먹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식료품 가게나 음식을 어떤 식으로 배열하겠는가. 무엇을 하든지 사람과 연관된 경영을 한다면, 사람들이 일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녀가 2명(아들 8세, 딸 4세) 있던데, 당신만의 특별한 지도법이 있다면.
"특별한 것은 없지만, 8살짜리 아들과 최근 함께한 프로젝트가 있다. 아들이 '앵그리버드(다양한 색의 새들을 던지거나 쏘아서 목표물을 파괴하는 컴퓨터 게임)'를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왜 새마다 날아다니는 속도와 성미가 다른지 고민해보라고 과제를 줬다. (게임에서 노란 새는 빨간 새보다 더 높이 날고 파괴력도 더 크다) 그랬더니 아들은 노란 새가 적들에게 더 맛있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빨간 새는 적들의 식욕을 덜 돋운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오는 7월에 와이어드 잡지에 수록될 예정이다."
2년 전 조선일보(위클리비즈 2009년 1월3일자)는 애리얼리 교수가 “경제학계의 코페르니쿠스”가 되리란 기대를 낳고 있다고 했다. 애리얼리 교수에게 이 사실을 말해주자 “우리 어머니도 나를 이처럼 극찬하지 못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 댄 애리얼리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2008년 자신의 처녀작 ‘Predictably Irrational (번역서 제목 : 상식 밖의 경제학)’을 출판하면서 행동경제학계의 스타가 됐다.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애리얼리 교수는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꼭 알아야 할 신진 경영 대가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애리얼리 교수는 “사람은 비합리적이며 그 비합리성은 예측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지 애컬로프(야성적 충동의 저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나심 탈레브(블랙스완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롱테일 경제학의 저자)도 애리얼리 교수에게 찬사를 보냈다. 애리얼리 교수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3세 때부터 이스라엘에서 성장했다. 애리얼리 교수는 18세 때 마그네슘 폭발 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고 수 년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는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관찰했고 이 때의 경험을 살려 행동경제학을 연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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