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5. 13:0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 '소리없는 소리'는 서암큰스님의 어록이라 할 수있는 책입니다.
※ 서암큰스님 : 조계종 특별선원 경북 봉암사 조실(祖室) 역임 /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조계종 8대 종정 역임 / 2003년 3월 29일 열반.
정확
평소 스님께서는 정확하셨다.
신발이나 촛대 등 어떤 물건이 바로 놓여 있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으셨다.
"수행자는 매사에 정확해야 한다.
마음 하나 밝히면 매사가 저절로 정확해지는 법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지적하시며 바로 잡으셨다.
조실이면 조실이지
시자가 사소한 실수를 하였다.
스님은 어김없이 심한 꾸지람을 하셨다.
한 두 시간이 지나도록 꾸지람은 그칠 줄 몰랐다.
유독 그날은 더욱 심하셨다.
시자는 은근히 분한 생각이 일어났다.
그날 밤, 억울한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지가 조실이면 조실이지.
나도 도인 되어서 이 날의 억울함을 갚으리라.'
시자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어느덧 분한 생각은 사라지고 순일하게 화두를 참구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꾸지람이 공부에 분심을 일으키게 하려는
스님의 큰 자비심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주인
봉암사에서의 일이다.
장마철이라서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스님께서 우산을 쓰고 나가셨다가
한참만에 흠뻑 젖은 채로 돌아오셨다.
방문을 열고서 태평스럽게 있는 시자를 보고 말씀하셨다.
"절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큰비가 올 때는 도량을 한번 내다보는 거다.
배수는 잘 되는지, 법당 문은 열려 비가 들이치지는 않는지.
객(客)처럼 아무 관심도 없이 살아서는 안 된다.
설령 그 절 주인이 아니고 어디 가서 하룻밤을 묵는 객의 입장이 되더라도
그렇게 해야 되는 거다."
비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스님께서는 규칙적으로 하시는 일과가 있었다.
밤 12시나 1시쯤 되면 손전등을 켜지 않은 상태로 도량을 한번 돌고 나서
다시 조실채로 들어오시는 것이었다.
- 서암스님의 '소리없는 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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