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시 [禪詩](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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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을 베는 것/승조
四大元無主 五蘊本來空 將頭臨白刃 恰似斬春風 ‘사대(四大)란 애초 주인이 없는 것이요, 오온은 본디 공한데 하얀 칼날로 목을 치는 것쯤이야 한낱 봄바람을 베는 것에 불과하리라 31세의 짧지만 활화산 같은 삶을 살았던 희대의 천재 승조. 그가 세상을 뜨고 600년 뒤 ‘경덕전등록(景德..
2018.09.02 -
바위 밑의 맑은 물/고봉스님
고봉 스님은 시 한수를 지어 보였다. 속세에서도 승가에서도 구하지 말라. (不求於俗不求僧) 부처와 중생 원래 별것 아니네. (生佛元來無一能) 개중에 기특한 일을 알려면 (欲識箇中奇特事) 바위 밑의 맑은 물만을 보아라. (但看岩下水澄澄) 사미승도 시 한수로 화답했다. 속세를 버리고 ..
2018.08.25 -
悟道頌 (오도송)/전강스님
*조실 스님 ; 전강스님(田岡禪師 ,1898~1974)을 뜻 함 悟道頌 (1921년 무렵;23세) 昨夜月滿樓 어제 밤 달빛이 누(樓)에 가득하더니 窓外蘆花秋 창밖은 갈대꽃 가을이로다. 佛祖喪身命 부처와 조사도 신명(身命)을 잃었는데 流水過橋來 흐르는 물은 다리를 지나오는구나. 臨終偈 (1974년(甲寅) 77세..
2018.08.19 -
부생공자망浮生空自忙
부생공자망浮生空自忙 강랑부분장혐소(??負糞長嫌少) 노서반금불파다(老鼠搬金不?多) 지도임종장득거(只道臨終將得去) 임종각불나타하(臨終却不奈他何) 쇠똥구리는 똥을 지면서 늘 적음을 싫어하고 늙은 쥐는 금을 운반하면서 많음을 두려워하지 않네 다만 말하기를 임종에 가져 간다 ..
2018.08.11 -
선림송구집강설(제8회) / 정원스님
선림송구집강설(제8회) / 정원스님 치문경훈십(緇門警訓十) 찬불하며 전법하는 게(讚佛傳法偈)에 이르되 가사정대경진겁(假使頂戴經塵劫) 신위상좌편삼천(身爲床坐遍三千) 약불전법도중생(若不傳法度衆生) 필경무능보은자(畢竟無能報恩者) 가사 정수리에 이고서 진사겁을 지내고 몸이 ..
2018.08.05 -
하엽단단단사경(荷葉團團團似鏡)
하엽단단단사경(荷葉團團團似鏡) 릉각첨첨첨사추(菱角尖尖尖似錐) 풍취류서모구주(風吹柳絮毛毬走) 우타이화협접비(雨打梨花?蝶飛) 연잎은 둥글둥글 둥글기가 거울과 같고 마름뿔은 뾰족뾰족 뾰족하기가 송곳과 같네 바람이 버들개지를 부니 모구가 달아나고 비가 배꽃을 때리니 나비..
2018.08.05 -
연등회요십(聯燈會要十) 영운지근선사(靈雲志勤禪師)
연등회요십(聯燈會要十) 영운지근선사(靈雲志勤禪師)의 게에 이르되 삼십년래심검객(三十年來尋劍客) 기회엽락우추지(幾回葉落又抽枝) 자종일견도화후(自從一見桃花後) 직지여금갱불의(直至如今更不疑) 삼십년래에 검을 찾던 나그네여 몇 회나 잎 떨어지고 또 가지 돋았던가 한 번 복..
2018.07.27 -
秋夜寄丘二十二員外 -- 韋應物 (추야기구이십이원외 --위응물)
사진작품 / 조미숙 ●秋夜寄丘二十二員外 -- 韋應物 (추야기구이십이원외 --위응물) 懷君屬秋夜 (회군속추야) 그대를 생각하는 가을밤에 散步詠凉天 (산보영량천) 홀로 거닐며 흥얼거리네 山空松子落 (산공송자락) 고요한 밤 솔방울 떨어지는데 幽人應未眠 (유인응미면) 그대도 잠 못 이..
2018.07.15 -
閑雲野鶴 한운야학
閑雲野鶴 한운야학 / 餐霞道人 韓鍾瑞 幽眞風致 ?塵世 유진풍치 문진세 澗?耽味 ?肅靜 간뢰탐미 우숙정 驟雨白? 空輪掛 취우백예 공륜괘 槿花結緣 爲謫仙 근화결연 위적선 자연 그대로여서 그윽하여 훌륭하고 멋진 경치에 티끌 같은 이 세상을 잊고 골짜기에 흐르는 물소리를 음미하며 ..
2018.07.08 -
偈頌 게송 雪竇 설두 (宋代스님 980 - 1052)
偈頌 게송 雪竇 설두 (宋代스님 980 - 1052) 見聞覺知 非一二 견문각지 비일이 山河不在 鏡中觀 산하부재 경중관 霜天月落 夜將半 상천월락 야장반 誰共澄潭 照影寒 수공징담 조영한 보고 듣고 깨달아 알음앓이 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며 세상에 존재하지도 치우치지도 않은 깨달음을 경계..
2018.06.30 -
바람 앞에 서야 하랴.
● 冶父道川 (야부도천) 蚌腹隱明珠 (방복은명주) 조개 속에 진주가 들어 있듯 石中藏碧玉 (석중장벽옥) 돌 속에 옥이 감추어 있듯 有麝自然香 (유사자연향) 사향을 지니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何必當風立 (하필당풍립) 하필이면 바람 앞에 서야 하랴. ● 崔致遠 (최치원) 僧呼莫道靑山好 (..
2018.06.24 -
夢幻空花 (몽환공화)
● 臨終偈 -- 天童宏智 (임종게 -- 천동굉지) 夢幻空花 (몽환공화) 꿈같고, 환같고, 허공꽃같은 六十七年 (육십칠년) 육십 칠년의 세월이여! 白鳥煙沒 (백조연몰) 백조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秋水天連 (추수천연) 가을물이 하늘에 닿았네. ● 無題 -- 此菴守淨 (무제 -- 차암수정) 流水下山..
2018.06.24 -
密語 -- 雪竇智鑑 (밀어 -- 설보지감)
1 ● 密語 -- 雪竇智鑑 (밀어 -- 설보지감) 世尊有密語 (세존유밀어) 세존께서는 숨기신 말씀 계셔도 迦葉不覆藏 (가섭불복장) 가섭은 숨김없이 이해했나니 一夜落花雨 (일야낙화우) 하루밤 비에 꽃잎이 져서 滿城流水香 (만성류수향) 온 성에 흐르는 물향기 가득하구나. ● 人境俱奪 -- 淸..
2018.06.16 -
둘 아닌 줄 안다면 /浮雪居士 逍遙詩
悟從平等行無等 覺契無緣度有緣 圓珠握掌丹靑別 明珠當坮胡漢懸 (浮雪居士 逍遙詩) 깨친 이는 평등에서 차별을 쓰고 인연을 떠나 인연을 따른다네, 둥근 구슬이 온갖 빛을 가려내듯 밝은 거울엔 오는 것마다 다 비치네. 處世任眞心廣矣 在家成道體伴然 認得成色無?碍 不須山谷坐長連 (..
2018.06.02 -
고향에서 왔으니 /효봉스님
君自故鄕來 應知故鄕事 (군자고향래 응지고향사) 來日綺窓前 寒梅着花未 (래일기창전 한매착화미) 그대가 고향에서 왔으니 고향 일을 알 것이다 떠나던 날 비단 창 앞에 겨울매화는 피었던가? 靜夜三更 明星宿 (정야삼경 명성숙) 江城五月 落梅花 (강성오월 낙매화) 고요한 밤 삼경에 별..
2018.05.26